올림픽 탁구 무대에서 만리장성의 벽은 너무 높았다.
신유빈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중국의 천멍에 세트 스코어 0-4로 졌다.
격차가 다소 컸다. 천멍의 날카로운 공격과 회전이 강한 타법에 고전한 신유빈의 표정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가끔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는 했다. 진지하게 승부에 임했지만 중국 탁구는 강했다.
게다가 사우스 파리 아레나는 중국 선수의 경기가 있는 날은 마치 베이징이나 항저우에 와있는 것 같다. 이날도 천멍을 응원하는 "짜요"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그래도 신유빈은 최선을 다했다. 3세트까지는 다소 일방적이었지만 4세트에서는 7-7 동점 상황까지 끌고 가는 등 천멍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이후 천멍이 연속 득점을 해내면서 승부가 결정됐다.
중국은 세계적인 탁구 강국이다. 올림픽에서는 여자 단식에서 특히 강했다.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1988 서울 대회부터 2020 도쿄 대회까지 여자 단식 올림픽 9연패를 달성했다. 중국 선수가 금·은메달을 휩쓴 것도 9번의 대회 중 7번이나 된다.
올해도 결승전은 중국 선수들의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쪽 대진에서는 세계 랭킹 1위 쑨잉샤가 일본의 하야타 히나와 준결승전에서 맞붙는다.
신유빈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유빈은 한국시간으로 3일 오후 8시 30분에 쑨잉샤-하야타의 4강전 패자와 동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이미 혼합복식에서 임종훈과 동메달을 수확했던 신유빈은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 탁구에서 역대 네 번째로 단일 올림픽 멀티 메달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