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무진장 먹든 말든, 이진숙이어야 하는 이유
▶윤지나> 5.18이나 위안부에 대한 인식을 이렇게 갖고 있는 후보자가 방송통신위원장을 맡아도 되나. 업무용이라면서 빵과 와인을 무지하게 사는 등 법카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건 괜찮나. 이진숙 후보자, 아 바로 임명이 됐으니까 이진숙 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요.▶김동빈> 이진석 후보자 같은 경우는 자기가 방통위원장을 할 줄 몰랐던 게 아닐까 약간 이런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법인카드 사용에 있어서 너무 해태했으니까요. 빵이며 와인, 해외여행 이런 게 화제가 됐는데 사실 미디어 정책과 관련해서 제대로 답을 못하는 순간들이 많았거든요. 저는 이 부분더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UHD 사업 정책 방향에 대해서 질문이 나왔는데 아직 모르겠다 파악해 보겠다, 이런 식으로 대답을 했거든요. 저희가 청문회 많이 취재해봤지만, 보통 사전 질문지를 주거든요. 그런데도 대답을 못한 거예요. 준비를 안 해 오셨어.
▶김민하> 가장 본질을 건드렸다라고 생각한 질문은 TV조선 출신 박정훈 의원이 한 질문이에요.일단 이렇게 전제를 깔았어요. 야당은 어차피 탄핵할 건데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왜 검증하는지 모르겠다 , 이런 검증해서 뭐 하냐. 어차피 탄핵할 거니까 아무나 방통위원장 해도 된다는 겁니까? 그렇게 막 얘기를 한 다음에 이진숙 후보자! 야당이 탄핵을 한다는데 탄핵 일정 고려해도 공영방송의 정상화 그러니까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이런 거는 차질 없이 할 수 있는 겁니까? 물었어요. 여기에 대해 이진숙 후보자가 일정을 고려하면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답하니까 박종훈 의원이 아주 안심이 되고 좋습니다, 이랬거든요. 그러니까 이 질답에서 뭘 캐치를 할 수 있냐면 방문진 이사 교체만 할 수 있으면 법인 카드로 빵을 어떻게 하든 말든 여당과 정권 입장에서는 다 상관없다, 아무나 해도 되고 탄핵을 당하든 말든 그거는 그냥 밀고 가면 되는 것이라는 거죠.
경찰판 채해병 사건, 전말 취재해 첫 보도한 기자가 정리
▶윤지나> 송 기자가 동료들과 함께 지난 해부터 쭉 따라가며 쓴 기사, 세관마약 수사외압 의혹. 저는 채상병 사건이랑 엄청 비슷하다라고 생각했는데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닌지 이미 국회에서도 그렇게 네이밍을 했고 다른 언론들도 그렇게 보고 있더라고요.▶송영훈> 영등포서 백해룡 당시 형사과장이 전담 수사팀장을 맡아서 100만명 투약 규모의 필로폰을 압수해요.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이 여성 조직원들의 몸에 마약을 붙여 인천공항, 김해공항 통해 들어온 거예요. 앞서 윤 대통령이 마약범죄 퇴치를 큰 과제로 다뤘잖아죠. 그러니까 수사 최일선에 있는 경찰들이 전담팀을 꾸렸고 성과를 낸 거죠. 지난해 9월 9일 날 얘네들을 체포를 해요.
▶윤지나> 몸에 이걸 붙여서 어떻게 들어왔냐, 바로 질문이 나오는데.
▶송영훈> 그때 진술이 나왔다는 거죠. 사실 세관 직원들이 좀 도와줬다. 바로 그날 9월 9일날 그 진술을 받아내고 이틀 뒤에 상부에 보고를 해서 영등포 서장은 물론 윤희근 경찰청장한테까지 칭찬을 듣습니다. 당시만 해도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상부에서 널리널리 알려라, 이렇게 주고받은 문자도 있어요. 그런데 9월 20일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어요.
▶윤지나> 여기서부터 중요합니다.
▶송영훈> 일단 백해룡 과장의 주장입니다. 20일 밤 9시 정도에 김찬수 영등포 서장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용산에서 내용을 다 파악하고 있다,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22일 예정된 언론 브리핑을 취소하라, 연기하라 식의 지시를 해요. 이유를 물어봤더니 지시다, 그냥 하라. 그래서 결국 브리핑은 취소가 돼죠. 그 다음 압박은 어떻게 들어오냐, 여기서부터는 서장뿐만 아니라 서울청에서도 압박이 들어오고 하는데 세관이라는 단어가 거슬렸나봐요. 세관을 빼라 마라. 10월에는 수사를 받아야 하는 세관의 직원들까지 약속도 안하고 무작정 형사과장실 앞으로 와서 곧 국정감사가 있습니다, 국정감사 이후 언론브리핑 하면 안되냐,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백 과장은 기분이 상당히 안 좋다, 하고 돌아가시라고 했는데 몇 분 뒤에 서울청에서 보도자료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손질을 하는 얘기를 또 하죠. 그래도 백 과장이 말을 잘 안 들으니까 영등포서에서 수사하던 건을 서울청 마약수사대로 이첩해라.
▶윤지나> 경찰들 입장에서 자기가 수사하던 게, 그 것도 거의 다 마무리한 큰 건이 이첩되는 걸 용납하기 힘들 거 같은데요. 사건을 넘겨라 해서 그때부터 수사가 아예 멈춰요. 서울청에서 압박을 넣은 사람 중에 제일 높은 계급이 조병노 경무관이죠? 수사지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생활안전 파트였고.
▶송영훈> 저 경무관이 관세청 출신이에요. 조병노 씨가 데리고 다니는 부속실장이 이종호씨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이종호씨가 여러 얘기한 카톡방 있잖아요. 멋진해병, 거기 멤버 중 한 명이고요. 이종호 녹취록에는 조병노에게 별을 두개 달아줘야 한다, 이런 얘기도 나오죠.
▶윤지나> 앞서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는 이종호씨랑 여기서 연결이 돼요.
채상병 수사외압 사건이랑 무엇이 얼마나 닮았나
▶윤지나> 외압을 행사한 사람이 이종호가 승진시키겠다며 언급한 경찰이라는 점, 업무에 이런 저런 권력이 작용해 제대로 처리가 안 되고 이상하게 됐다는 점, 내부 고발을 했던 사람 그러니까 박정훈 대령도 지금 항명죄다 해가지고 심지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인데 백해룡 과장도 좌천이 된 상태라는 점, 용산이 언급된다는 점까지 채상병 외압의혹 사건이랑 비슷하다는 얘기가 들리는 건데요. 평론가님 보시기에는 뭐가 제일 비슷해요?▶김민하> 다요. 최소 세 번 엄청난 권력이 손을 대지 않으면 이런 스토리가 안 만들어집니다. 첫 번째 애초에 왜 경찰이 마약 수사를 하는데 관세청을 봐줘야 된다 이 얘기가 등장을 하느냐. 조병노 씨가 그 당시에 서울청 생활안전부장인가 그렇지 않습니까? 근데 이 사람 혼자 움직여 갖고 지금 이거를 관철시키려고 한 게 아니거든요. 잘 보면은 서울청이 다 나와요. 서울청이 이렇게 다 달라붙어서 관세청은 봐줘야 돼, 할 정도면은 서울청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결국 관여했을 거 아닙니까? 서울청 윗선이면은 경찰청장이어야 되는데 지금 진행된 걸 보면은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 사안을 지금 몰라요.
▶윤지나> 이 와중에 패싱된 거죠. 외압의 고리에서 패싱이니까 좋은 거 같기도 하네요.
▶김민하> 김광호 서울청장 보죠. 이 정권 초기에 경찰청장 후보군 중에 하나였고 그리고 그 유명한 어록을 남기지 않았습니까? 전장연이 지하철 시위하는 데에 대해서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 이 얘기하신 분이잖아요. 충성파라고요. 이태원 참사 관련해 밀려난 거지만, 여하튼 권력으로부터 예쁨을 받는 서울청장이 있는데 그 서울청이 이런 식으로 움직였다라면 그 윗단, 뭔가 최상위에 있는 어떤 권력이 움직였다라고 의심받기 쉽죠.
또 조병노 당시 생활안전부장이 관세청 얘기를 하면서 우리 다 같은 윤석열 정권 사람들끼리 서로 곤란하게 하지 맙시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결국 수사 외압이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경찰청장이 징계를 올린 셈인데,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에서 불문이 됩니다. 최근 5년간 고위 경찰이 불문이 된 사례가 없고 그다음에 전체 의결한 중앙인사위가 전체 의결한 내용을 봐도 이 불문이 된 건 5%도 안 된다는데 조병노는 불문이 됩니다. 경찰 밖의 조직, 인사혁신처에 무슨 징계 의결을 하는 데까지 무마가 됐으면 그 힘은 더 큰 권력이지 않을까. 최상위 권력이 아닐까 의혹을 사게 되는 거죠.
아무리 보수적으로 취재해도, 너무 이상한 사태
▶송영훈> 이렇게 양측의 주장이 부딪힌 상황에서 한쪽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 기자들은 이 사람 얘기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들으려고 해요. 이 사람의 말이 거짓말일 수도 있겠지, 허풍일 수도 있겠지. 그런데 아무리 그렇게 들어도 이상한 부분은 뭐냐, 백해룡 과장이 당시 언론 브리핑 잡아놨고 거기서 보도자료 배포하려고 했을 때 보도자료에 그렇게 세관에 대한 큰 내용이 안 담겨 있어요. 삭제된 문구를 보면, "필로폰 국내 반입 시 입국 심사 및 통관 과정에서 문제점이 없었는지 살펴보는 한편" 이 정도예요. "입국 심사 통관 과정" 이렇게 약간 관세청이 관여하는 업무 정도는 언급이 됐지만 세관이라는 단어 안 나오거든요. 그런데 이 정도에 세관 직원들 어디서 들었는지 형사과장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질 않나, 거부하니까 서울청에서 너 들어와라 보도자료 뭐냐, 사건 넘겨라 하질 않나. 저희가 보기에는 그 대단하지 않은 이 문장을 삭제하기 위해서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동원이 됐을까 싶은 거죠.
▶윤지나> 백 과장에게 박정훈 대령이 겹쳐 보인다는 얘기도 되게 많이들 하더라고요. 실제로는 어때요?
▶송영훈> 백 과장 몸도 박 대령처럼 엄청 두꺼워요. 저도 운동 좋아하지만 진짜 몸이 엄청 커요. 공수처 조사도 계속 나가고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이 굉장히 많을 거예요. 조지호 인사청문회에서도 나갔던데 고발장에 다 담겨있습니다, 이런 식의 얘기를 하더라고요. 지금 분노에 차 있고요 옷 벗을 각오를 하고 있어요. 얻을 게 없는데도 이런 결정을 한 건 그만큼 참고 결심도 했다는 거죠.
채상병 사건도 너무 큰 사건이고 규명해야 될 부분도 너무 많죠.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도 정말 이해 안 되는 부분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경찰이 하던 대로 하는 수사하고 최고 수장한테 칭찬도 받았는데 왜 갑자기 관세청이 와, 서울청이 와, 용산이 언급돼. 너무 많은 기관이 동시다발적으로 연루된 거죠.
▶김민하> 마약을 마약을 구매해서 들여오는데 세관 직원이 거기에 연루됐다는 단서가 포착되면, 그거를 수사하는 게 당연한 거지, 그걸 브리핑을 하지 마라 관세청이 언급되면 안 된다. 야당에 이용된다, 이런 얘기를 하는 녀석들이 있다는 게 이게 정상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