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위메프 대표이사들이 회생 개시 여부 등을 결정하는 법원 심문에 출석해 "고객과 판매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티몬 류광진 대표이사, 위메프 류화현 대표이사는 2일 오후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안병욱 법원장·김호춘 양민호 부장판사)는 심리로 열린 비공개 심문기일에 직접 출석해 입장을 밝혔다. 두 회사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나흘만이다.
법원은 이날 두 회사가 회생 신청에 이르게 된 경위와 부채 현황, 자금 조달 계획 등을 심사하고 회생 개시와 ARS(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먼저 오후 2시 50분쯤 법원에 나온 티몬 대표이사는 "법원 심문 관련해서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할 예정이다. 이후 최대한 투명하게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ARS 회생 신청을 통해서 저희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피해자 복구와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티몬의 대표로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전력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회사의 계속기업 가치가 3천억인가 4천억원 정도 많았다"며 "회생신청은 정상적으로 될 수 있도록 오늘 최대한 심문 과정에서 설명해 드리고 양해를 구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금 흐름 등에 대해서 저희가 제대로 공유를 못 받다 보니 피해를 확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는 게 맞다. 죄송하다는 말로 끝나는 게 아니고 정말 피해가 복구되고 그분들이 일상으로 돌아가 다시 사업과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제가 죽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큐텐 그룹과 별개로 독자 경영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 그룹 차원의 노력도 있겠지만, 독자적인 생존을 티몬 대표로서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M&A(인수합병)나 투자 유치도 당연히 염두에 두고 제가 소통하고 노력 중에 있다"고 했다.
이어 출석한 위메프 류화현 대표도 "피해를 입은 소비자와 셀러, 스트레스를 받는 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기업회생이나 ARS가 꼭 받아들여져야 지금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모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꼭 이뤄내기 위해 오늘 진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구영배 큐텐그룹 사장님의 해결책만 기다리고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방법을 찾았다"라며 "독자 생존방안 모색을 계속할 것이고, 회생절차에도 적극 임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구 사장께서는 류화현과 류광진의 단독 행동이라고 하신다. 그건 절대 아니"라며 "이 절차를 통해 안정화·정상화하자는 목적이었다. 피해 회복을 최소화하고 정상화하는 데 마지막까지 진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위메프의 계속기업 가치는 800억원, 청산가치는 300억~4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두 대표는 법원에 제출한 구체적인 채권단 수와 피해액(채권액)에 대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법원은 신청이 들어오면 통상 한달 안에 회생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다만 두 회사가 ARS 프로그램도 신청했다는 점이 변수다.
이날 심문에는 안 법원장과 주심인 양 부장판사가 직접 참석해 회생 신청 이유와 더불어 함께 신청한 ARS 프로그램과 관련한 심문도 한다.
ARS프로그램은 법원이 강제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하고 먼저 기업과 채권자가 구조조정을 자율적으로 협의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회생 결정이 최대 3개월 동안 보류될 수도 있다.
법원이 회생심사를 기각하거나 ARS프로그램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티몬과 위메프는 파산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