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프는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아레나 파리 노르에서 열린 2024년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16강에서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에 기권승을 거뒀다. 정확히 경기 시작 46초 만에 나온 기권이었다.
칼리프는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 때부터 성별 논란이 불거졌다. 결승전을 앞두고 "XY 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리됐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염색체 만으로 성별을 결정지을 수 없다. 칼리프는 IOC의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면서 출전을 허가했다. IOC는 앞서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성전환 수술을 받은 로럴 허버드(뉴질랜드)의 여자 역도 출전을 허용했다.
이탈리아 정치권은 "불공정하다. 잠재적으로 위험한 경기가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롤링(영국)은 SNS를 통해 "미친 짓을 끝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여성 복서가 부상을 당해야 하냐, 여성 복서가 죽어야 하냐"고 반발했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헤드기어가 벗겨질 정도로 강력한 펀치가 나왔다. 카리니는 두 차례 펀치를 허용한 뒤 경기를 포기했다. AP 통신은 "복싱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라고 전했고,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카리니는 코뼈가 부러진 상태다.
카리니는 칼리프와 악수도 거부한 채 울면서 링을 빠져나갔다.
카리니는 "계속 할 수 없었다. 코에 큰 통증이 있어서 멈추라고 했다. 나는 평소에도 내 동생과 훈련한다. 항상 남자들과 싸웠지만, 오늘은 너무 고통스러웠다"면서 "나는 (칼리프의 성별에 대해)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겠다. 단지 내 꿈을 위해 링에 올랐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