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대한항공)은 눈물을 흘렸다. 팽팽한 승부 끝에 올림픽 4강 티켓을 따냈기 때문이다. 일본 선수도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둘의 승부는 마치 올림픽 결승전을 보는 듯 했다.
신유빈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일본의 히라노 미우(세계 랭킹 13위)를 세트 스코어 4-3(11-4 11-7 11-5 7-11 8-11 9-11 13-11)로 눌렀다.
최대 7세트를 치르는 경기에서 신유빈은 먼저 3번의 세트를 따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히라노 미우의 반격에 밀려 자칫 대역전패를 당할 뻔 했다. 신유빈은 마지막 7게임에서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고 히라노 미우의 샷이 두 번 연속 네트에 걸리면서 승부가 결정됐다.
세계 랭킹 8위 신유빈은 이날 승리로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아쉬움을 달랬다. 한국은 당시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일본에 졌는데 신유빈은 마지막 4단식에서 히라노 미우에게 패한 바 있다.
신유빈은 처음 출전한 2020 도쿄 대회에서 단식 3회전 관문을 뚫지 못했다. 홍콩의 두호이켐에게 졌다. 앞서 신유빈은 임종훈과 짝을 이뤄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을 획득, 한국 탁구에 12년 만의 올림픽 탁구 메달을 선사했는데 동메달 결정전에서 꺾은 홍콩 조에는 두호이켐이 있었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약 1년 사이에 크게 성장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신유빈은 이제 단식 메달을 노린다. 2004년 아테네 대회 유승민(남자 금메달)과 김경아(여자 동메달) 이후 한국 탁구의 단식 메달 소식은 여지껏 들려오지 않았다.
신유빈의 다음 상대는 세계 랭킹 4위 천멍(중국)이다. 현 세계 랭킹 1위인 쑨잉샤(중국)이 등장하기 전까지 국제 무대를 호령했던 선수다.
쑨잉샤는 이날 오후 열리는 단식 8강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쑨잉샤가 4강에 오르면 북한의 편송경과 일본의 하야타 히나의 8강전 승자와 맞붙게 된다.
지금까지 9번 열린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중국은 7번이나 금·은메달을 휩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