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펜데믹 사태 이후 전국의 헌혈자 수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10대의 헌혈자 수가 급감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학교에 헌혈 버스가 왔을 때는 해봤는데, 다들 굳이 할 이유를 못 느끼는 거 같아요."
광주의 한 헌혈의 집에서 만난 김태균(19)군은 친구와 함께 헌혈하러 이곳을 방문했다. 김군은 또래의 헌혈 참여도가 낮음을 실감하고 있다. 김군은 "고등학교에 찾아온 헌혈 버스에서 처음 헌혈을 해봤다"며 "헌혈을 해볼 기회가 많지 않아 다들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확보한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광주 전남지역 헌혈 횟수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 헌혈 건수는 20만여 건으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계속 18만여 건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기준 2019년도 헌혈 건수는 279만 명대로 나타났는데 지난해 277만 명대로 비슷한 수준을 회복했다.
문제는 헌혈 가능 나이에 해당하는 만 16~19세의 헌혈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광주전남의 경우 10대 헌혈 횟수가 2019년 7만여 건에서 3만 건 넘게 감소해 42% 가까이 줄었다. 올해 6월까지 누적된 10대 헌혈 횟수는 2만여 건으로 집계됐다. 전국 기준 10대 헌혈 횟수는 2019년 약 80만 건 대비 지난해에는 약 50만 건으로 37% 감소했다.
광주전남에서 헌혈버스를 이용한 고등학생 헌혈도 100회 가까이 줄었다. 2019년 373회에서 2020년 137회로 급감한 이후, 지난해 기준 274회에 그쳤다.
광주전남혈액원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10대가 헌혈을 접할 기회가 전보다 줄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판단한다. 또 감염과 예방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가 끝났음에도 회복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광주전남혈액원 김성환 헌혈개발팀장은 "전국 대비 광주에서 10대 헌혈 감소폭이 더 큰 이유는 광주전남에서 10대 헌혈 비중이 컸기 때문"이라며 "코로나 이후 학생들이 헌혈에 참여할 기회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교육 정책 변화도 10대 헌혈 급감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교육부가 지난 2019년 대입제도를 정비하면서 교내를 방문한 헌혈 버스 참여는 생활기록부에 입력할 수 있지만, 헌혈의 집 등 외부에서 진행한 개인 헌혈은 대입 성적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광주전남혈액원 관계자는 "위생에 대한 염려도 일부 영향을 미치지만 고등학생의 경우 대입이 중요해 이 같은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남혈액원은 위생과 감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홍보는 물론 고등학교를 찾아가는 헌혈 버스 운행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남혈액원은 "주로 홍보활동을 통해 코로나 이후 위생 염려에 대해 해소할 수 있는 헌혈의 안전성을 알리고 있다"며 "코로나19 등 호흡기 바이러스가 혈액을 통해 전파된 사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광주전남에서는 매일 7대의 헌혈 버스가 각 학교의 요청 사항에 따라 인원을 파악한 뒤 운행한다. 그러나 요청 횟수가 많지 않아 혈액원은 자발적으로 학교당 연간 2회에서 많게는 4회까지 헌혈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