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금리 인하에 한은 10월 가능성…관건은 부동산

연합뉴스
미국이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완화 전환 부담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우려에 따라 한은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국은행 유상대 부총재는 지난 1일 오전 시장상황 점검 회의를 열어 "미 연준이 통화정책 기존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그 시기와 폭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요국의 통화정책도 각국 물가·경기 상황 등에 따라 차별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면서도 9월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 나온 발언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9월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 직전인 지난달 31일 단기 정책금리를 0.25% 깜짝 인상하는 역 피벗을 단행했고, 영국은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5.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팬데믹 이후 첫 인하다.

한은 부총재의 발언처럼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연준의 정책 전환 전망에 따라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미국과 역대 최대의 금리 격차인 2%포인트 차를 유지했는데, 이창용 한은 총재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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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한은이 미 연준의 움직임을 주시해가며 10월쯤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하며 전날보다 10.3원 내린 1366.2원을 종가로 기록했다. 두 달 만에 1360원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직전에 일본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엔화 강세, 달러 약세도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고환율 부담은 다소 덜어낸 것으로 평가되지만, 관건은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며 가계부채 증가를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적용을 오는 9월로 미룬 바 있어 이를 포함한 가계대출 진정세 등을 확인하고 인하 시점을 저울질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18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등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고,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 715조73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59조7501억원이다.

유상대 부총재는 "수도권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 가계부채 증가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 금융 안정 리스크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해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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