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만 10번…화장실 손도 안 씻어" 더러운 센강 경기 강행 후폭풍[파리올림픽]

2024파리올림픽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열린 7월 31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알렉산드르 3세 다리 아래 센강에서 출전 선수들이 역영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황진환 기자

2024 파리올림픽의 골칫거리인 파리 센강 수질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철인 3종 경기가 우여곡절 끝에 열리긴 했지만 출전 선수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파리 센강에서는 7월 31일(현지 시각) 남녀 철인 3종(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열렸다. 사이클(40km), 마라톤(10km), 수영(1.5km) 등 3개 종목 중 수영이 센강에서 진행됐다.

센강은 연이은 강우로 인한 생활 폐수 유입으로 수질이 악화돼 훈련이 2일 동안 취소됐다. 대장균 등 세균 농도가 기준치를 넘은 까닭이다.

세계트라이애슬론연맹이 2006년 정한 경기 적합 기준은 대장균 100ml당 1000개, 장구균 100ml당 400개 미만이다. 이를 넘은 물에서 수영하면 위장염이나 결막염, 외이염, 피부 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파리시는 올림픽을 계기로 센강 정화 사업에 2015년부터 15억 유로(약 2조2412억 원)를 쏟아부었다. 파리 시민의 꿈인 센강 수영을 이루기 위해 하수 처리 시설 등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논란 끝에 경기를 강행했지만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캐나다의 타일러 미슬로추크는 레이스 종료 후 10차례나 구토를 했다.

물론 격한 종목이라 종종 선수들이 극도의 피로감에 구토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10번이나 구토를 한다는 점은 심상치 않은 부분이다.

캐나다 철인 3종 대표 미슬로추크가 파리올림픽에서 센강 수영 등 경기를 마친 뒤 구토하는 모습. 중계 화면 캡처


스페인 언론 마르카도 자국 선수 미리암 카시야스의 일침을 전했다. 의사이기도 한 카시야스는 "대회 주최 측이 센강이 무대라는 이미지를 우선했고 선수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면서 "출전 선수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센강이 아닌 플랜 B가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카시야스는 또 "대회 준비 기간은 8년이나 됐는데 선수들이 서커스의 광대처럼 됐다"고 일갈했다. 이어 "지금까지 트라이애슬론에서는 레이스 도중이나 레이스 후에 컨디션이 나빠져 몇 개월이나 항생제 투여를 받은 선수가 있다"면서 "그건 운동 선수로서 경력을 망치는 사태"라고 꼬집었다.

미국 대표 세스 라이더는 "화장실에 다녀온 후 손을 씻지 않는 등 (미리) 대장균에 익숙해지려 하고 있다"는 웃픈 농담으로 센강 수질을 비판했다. 그래도 적응이 부족(?)했던 탓인지 라이더는 1시간47분53초로 29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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