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딸들은 좋은 급식을 먹는데..."

학교급식 개선 광고포스터...백악관, 즉각 철거 요구

"오바마 대통령의 딸들은 영양가 있는 학교급식을 먹는데...왜 난 안되지?"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책임있는 의료를 위한 의사회(PCRM.Physicians Committee for Responsible Medicine)''가 최근 워싱턴D.C.의 지하철 역에 붙인 광고포스터에 나오는 문구다.

이 광고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공립학교에 다니는 흑인 여자아이 재스민 메시아(Jasmine Messiah.8)를 등장시켜 학교급식의 개선을 촉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PCRM은 채식 식단 편성등 공립학교의 급식정책 개선을 위한 입법 필요성을 홍보한다는 목표로 2만달러를 들여 이번 광고를 제작했고, 입법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회를 겨냥해 의사당 인근 유니언역에 지난 4일부터 대형 광고포스터를 부착했다.

그러나 이 포스터가 부착되자마자 백악관은 24시간 안에 광고 포스터를 즉각 철거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백악관은 포스터에 대통령의 두 딸 사샤와 말리아의 사진이나 이름은 없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딸들''이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는 만큼 이는 명백한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입장을 그 이유로 밝혔다.

하지만 PCRM의 닐 버나드(Neal Barnard)회장은 백악관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이달 말까지로 계약된 광고 전시기간동안 포스터를 철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버나드 회장은 "부유한 학생들이 질 좋은 음식에 접근할 수 있다면 가난한 아이들도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하며, 우리는 그런 공정함을 관철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면서 "대통령 딸들을 직접적으로 언급해 대비시틴 광고 포스터는 이런 측면에서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화당의 정치전문 컨설턴트인 프랭크 룬츠(Frank Luntz)는 "이번 광고포스터에 대한 백악관의 대응은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다"면서 "대통령의 자녀들도 예외없이 사생활 보호를 받아야 하며, 이는 불문율"이라고 이번 광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오바마의 두 딸을 특정목적에 이용하려 했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초 완구회사 타이걸즈(Ty Girlz)사가 사샤와 말리아라는 이름을 붙인 인형을 제작해 판매하자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는 "아이들을 상업적 목적에 이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고 결국 완구회사는 인형 판매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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