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한국 유도 동메달리스트 이준환(용인대)을 향해 일본 현지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상대 기념 촬영 당시 금메달을 딴 일본의 나가세 타카노리를 가리기 위해 이준환이 의도적으로 나가세의 앞에 섰다는 이유다. 이에 일부 일본인들은 이준환의 SNS 등 온라인에서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준환은 지난 31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유도 남자 81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 1위 마티아스 카스(벨기에)에 안뒤축후리기 절반승을 따냈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였다.
금메달은 일본의 나가세가, 은메달은 준결승에서 이준환을 꺾고 결승에 진출한 조지아의 타토 그리갈라쉬빌리가 거머쥐었다. 동메달은 이준환과 타지키스탄의 소몬 마흐마드베코프가 차지했다.
하지만 경기 후 일부 일본인들은 경기 후 시상식 장면을 두고 이준환에 근거 없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메달 수여 후 시상대에서 4명 선수가 한자리에 모여 기념 사진을 찍었는데, 이준환이 의도적으로 나가세를 가렸다는 주장이다.
한 일본 누리꾼은 "나가세가 금메달을 땄다. 보통 금메달을 딴 선수 앞에는 나가지 않는다"고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역시 한국인이다. 상식이 부족한 것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합성인 줄 알았는데 정말 금메달리스트보다 앞서 있다"며 "부끄럽다"고 비난했다. 이 밖에도 "한국 선수가 자제했어야 한다", "금메달리스트가 앞에 나오는 것이 배려다", "분위기를 읽지 못했다"는 등의 부정적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영상을 보면 이준환의 행동이 의도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념 촬영을 할 당시 나가세가 서 있던 단상 위로 다른 3명의 선수가 올라왔고, 이때 나가세는 한발 물러나며 다른 선수들이 설 공간을 확보해 준다. 좁았던 단상에 모두 모이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겹쳐 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흥분한 일본 누리꾼들은 이준환의 SNS에도 찾아와 행동을 지적하는 댓글을 남겼다. "왜 금메달을 받은 것처럼 행동하냐. 그 자리에 있었으면 안 된다", "금메달을 딴 것처럼 맨 앞줄에 서는 게 웃기다"는 등이다.
그러자 한국 누리꾼들은 "일본 선수가 뒤로 한 발 물러났고, 이준환은 옆 선수에 밀려 우연히 앞에 서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먼저 전체 영상을 보고 와라", "일본 선수의 매너는 멋졌는데 이런 반응은 아쉽다"는 등의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