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시내버스를 몰던 운전기사가 도로 한복판에서 분신한 남성의 목숨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1일 부산버스운송조합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1시쯤 부산 연제구 신리삼거리 인근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던 강신모 기사의 눈에 도로 한복판에 서 있는 남성이 포착됐다.
신호 대기를 위해 버스 속도를 늦추던 중 바로 옆 차선 중앙에 남성 A씨가 차들을 가로막고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당시 A씨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에 온몸이 젖은 상태였다.
강 기사가 현장을 보고 있을 때, A씨는 손에 들고 있던 라이터로 자신의 옷에 불을 붙였고, 순식간에 온몸으로 불이 번졌다.
얼굴까지 번진 불길에 A씨가 몸부림치며 고통스러워하자 강 기사는 승객에 119신고를 요청하면서 운전석을 박차고 일어섰다.
망설임 없이 버스에 비치돼 있던 소화기를 들고 뛰쳐나간 강씨는 A씨에게 소화기로 진화에 나섰다.
A씨는 다행히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모씨는 "회사에서 화재나 안전사고 관련 교육을 정기적으로 하다 보니 저절로 몸이 움직인 것 같다"며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로 뛰쳐나갔는데 소중한 생명을 구해 정말 다행"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