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이 명칭과 국기의 잘못된 표기로 수난(?)을 당하고 있다. K-팝과 영화, 드라마 등 국가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지만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에서는 잇따라 아쉬운 사고가 나오고 있다.
대회 개막식부터 한국 선수단은 북한으로 잘못 소개되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남북 분단의 특수 상황에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직접 전화해 공식 사과하는 등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30일 "호주에서 가장 대표적인 뉴스로 꼽히는 '9NEWS'에서 지난 28일(현지 시각) 올림픽 대회 1일차 종합 순위가 적힌 '리더 보드'를 소개하면서 태극기를 오성홍기로 잘못 표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호주 교민 및 유학생들이 많은 제보를 해줘서 알게 됐고, 현지에서 한인들이 방송국에 지속적인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프랑스 언론은 한국과 일본의 국기를 합쳐서 한국 국기를 만들고 메달 순위에서 한국 옆에 태극기 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기를 잘못 표기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호주와 프랑스는 올림픽에서 한국과 썩 좋지 않은 인연이 있다. 호주는 이번 대회 한국의 수영 간판 김우민(강원도청)에 대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 자국 수영 대표팀 코치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옛 제자의 선전을 기원했다는 이유만으로 선수단장이 기자 회견에서 징계를 언급할 정도로 과민한 반응을 보였다. 결국 김우민에 밀려 호주의 새뮤얼 쇼트는 동메달이 무산됐다.
프랑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이번 대회 한국처럼 황당한 경험을 했다. 당시 한국의 모 방송사가 프랑스 선수단을 소개하면서 러시아 국기를 잘못 표기하는 실수를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한국 누리꾼들이 프랑스 조직위가 보복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에 대해서는 실수가 나오는 건 아니다. 아르헨티나 수영 선수가 입장할 때 중국 오성홍기가 표기되는 일이 벌어졌고, 남자 농구 예선에서는 남수단 국가 대신 수단의 국가가 나오기도 했다. 두 국가는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일부 누리꾼들은 한국이 겪고 있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프랑스 국민의 개방성, 자유, 포용성과 여유로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다소 조롱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중국인은 "한국 네티즌들이 너무 예민해서 사소한 것에도 차별받는다며 불평을 늘어놓는다"며 "주최 측이 이미 사과했는데 더 원하는 게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31일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열등감이 올림픽에서도 드러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실수에 분노와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정당한 항의로 올바르게 시정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호주 방송사는 메달 순위에서 한국 국기를 태극기로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