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황금세대는 도쿄 올림픽 이후 3년 동안 많이 성장했다.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올해 2월 도하 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특히 황금세대는 각자 펼치는 개인전만큼이나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계영 800m에 진심을 다했다.
목표는 한국 수영의 사상 첫 올림픽 단제전 메달 획득. 그러나 도전의 결과는 아쉬움이 가득 섞인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양재훈(강원도청), 이호준(제주시청), 김우민, 황선우(이상 강원도청) 순으로 출전한 한국 수영 대표팀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에서 7분07초26의 기록으로 6위에 머물렀다.
은메달을 획득했던 세계수영선수권 당시 기록(7분01초94)과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당시 기록(7분01초73)보다 한참 모자라는 성적이다.
그 결과 올림픽 단체전 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하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황금세대의 대회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김우민이 개인전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땄다. 김우민은 기세를 몰아 주 종목이 아닌 자유형 200m에서 예선을 통과하는 저력을 보였다. 주자당 200m씩 역영하는 계영에 대한 전망도 밝혔다.
그러나 에이스 황선우가 흔들렸다. 황선우는 세계선수권에서 3회 연속 메달을 땄고 올해는 금메달까지 획득했던 주 종목 자유형 200m에서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자유형 100m 예선에서는 본인도 놀랄만큼 부진한 성적으로 겨우 예선을 통과했다. 황선우는 계영에 전념하기 위해 이날 오후로 예정된 자유형 100m 준결승을 포기했다. 컨디션은 안 좋았지만 의지만큼은 결연했다.
계영 800m 예선은 이날 오전에 열렸다. 대표팀은 계영 예선에 앞서 100m 경기를 펼친 황선우에게 휴식을 줬다. 예선에서 결장한 황선우와 양재훈의 자리는 이유연(고양시청)과 김영현(안양시청)이 채웠다.
대표팀은 예선 7위(7분07초96)를 차지해 한국 수영 단체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결승에 진출했다. 계영의 주축 2명이 빠졌음에도 올림픽 단체전 예선을 통과할만큼 한국 수영의 기량은 전반적으로 나아졌다.
그러나 세계의 벽은 너무 높았고 무엇보다 한국 수영은 분명 기대한 만큼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첫 주자 양재훈은 첫 50m 구간을 5위로 끊었지만 대표팀은 이후 최하위인 9위로 내려앉았다. 두 번째 주자 이호준은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김우민이 200m 구간 기록 1분44초98로 한국 선수 4명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남기며 분전했지만 순위는 한 계단 올랐을 뿐이었다.
황선우는 계영 대표팀이 항저우에서 우승했을 때,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을 때 폭발적인 스퍼트로 팀을 이끌었던 주역이다. 그러나 황선우의 200m 기록은 1분45초99로 저조했다.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황선우는 "이번 올림픽에서 제가 자유형과 계영 결승에서 저의 최고치에 못 미치는 기록이 나와서 저도 많이 실망했고 당황스러운 상황인데 파리 올림픽을 토대로 어떤 점이 부족한지 다시 한 번 더 알아보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도쿄 이후 3년간 많이 배웠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은 6분59초43의 기록으로 2위 미국(7분00초78)과 3위 호주(7분01초98)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영국은 600m 구간까지 미국과 접전을 펼쳤지만 마지막 주자 던컨 스캇이 전체 참가자 중 가장 압도적인 속력으로 레이스를 펼쳐 영국의 우승을 견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