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차량을 몰다 역주행 한 뒤 인도로 돌진해 9명을 숨지게 한 운전자 차모(68)씨가 결국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석범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차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차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급발진 주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돌아가신 분과 유족분께 대단히 죄송하다"고 답했다. 가속페달을 밟은 흔적 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에 대해선 "모르겠다, 죄송하다"고 반복했다.
앞서 차씨는 이달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차량을 몰던 중 역주행했고, 이후 인도와 횡단보도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총 9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차씨는 사고 직후는 물론 세 차례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줄곧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국과수와 경찰은 차씨 과실에 의한 사고로 판단했다. 국과수는 사고 당시 차씨의 신발 감정, EDR(사고기록장치) 분석 등을 통해 차씨가 가속페달을 밟은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 내용과 국과수 소견 등을 바탕으로 지난 24일 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날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은 곧 차씨를 검찰에 송치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