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자금 돌려막기 인정…인터파크커머스·AK몰도 '위험'[박지환의 뉴스톡]


[앵커]
티몬, 위메프 사태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모기업 큐텐 구영배 대표가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한지 22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구 대표는 오늘 국회에 출석해 현재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800억원뿐이라고 밝혔는데요, 자세한 상황 산업부 김기용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구영배 대표 행방이 묘연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타났어요?
 
[기자]
네, 사실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반신반의였습니다. 어제 국회에 물어보니 구영배 대표를 비롯해 티몬·위메프 대표 모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는 했는데, 업계에서는 '정말 나올까' 하는 분위기였거든요. 구 대표가 어제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조치까지 당한 상황에서 이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고 판단하고 오늘 국회 정무위원회의 출석을 결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정무위 현안질의 쟁점은 뭐였나요?
 
[기자]
네, 지금 티몬과 위메프가 정말 피해자들에게 지연 정산대금을 지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 아니겠습니까. 여야 의원들의 질의도 이 두 회사를 계열사로 둔 큐텐의 자금력에 집중됐습니다. 그런데 구 대표가 지금 그룹 차원에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800억원뿐이라고 밝혔는데요,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과 구 대표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박스팝]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큐텐 구영배 대표
"그건 800억인데, 바로 다 투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자 다음은 사재 내놓는다고 하셨어요, 사재 얼마까지 동원할 수 있어요?"
"제가 가진 모든 것은 사실 회사에 투입을 했습니다. 38%"
"38% 다 동원할 수 있으세요?"
"가지고 있는 것 모든 것 다 내놓겠습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앵커]
800억원은 지금 거론 되는 피해액에 비해 너무 터무니없는 액수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금융당국과 업계에서는 피해 금액이 최대 1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구 대표는 오늘 현안질의에서 큐텐의 또 다른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도 정산이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금액이 계속 커질 수 있는 상황인데도 큐텐은 그동안 현실과 동떨어진 규모의 대책만 내놨습니다. 최근 금융당국과의 면담 자리에서도 다음 달 중 해외 계열사 '위시'를 통해 5천만달러, 우리 돈 약 7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700억원은 금융당국도 터무니없는 액수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늘 국회 현안질의에 출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박스팝]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 이복현 금감원장
"제가 볼 때는 한 1조3천억원 이상 피해가 예상이 되는데, 그렇게 파악이 됩니까?"
"네 유동성 부분이랑 재무 건전성이 좀 차이는 나는데 어쨌든 1조 이상의 건전성 내지 유동성 이슈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앵커]
구 대표가 꼬리 자르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도 하겠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큐텐은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의 피해를 본 개인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환불 조치를 나름 적극적으로 진행을 해왔습니다. 반면, 대규모 자금이 물려 있는 입점 판매자들에 대해선 정확한 피해 추산 규모조차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사재까지 다 털겠다고 밝힌 구영배 대표, 어제 그 입장을 밝힌 지 7시간 만에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한 마디로 자신들의 힘으로는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을 바꾼 겁니다. 법원은 기업회생을 신청한 티몬·위메프 대표를 이번 주 금요일에 불러 자금조달 계획 등을 심문할 예정입니다.
 

[앵커]
구 대표가 앞뒤가 다른 행보를 보인 거네요. 논란이 됐던 위시 인수대금에 대한 입장도 나왔다구요?
 
[기자]
네. 이 위시라는 기업, 지난 2월 큐텐이 인수한 북미·유럽 기반 온라인 쇼핑몰인데요. 큐텐은 당시 이 기업을 인수하는 데 우리 돈 약 2300억원을 썼습니다. 큐텐이 그동안 계속 무리한 인수를 해왔지만 이 위시 인수가 이번 사태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쳤는데요, 구 대표가 이 위시 인수 대금에 계열사 티몬과 위메프 돈을 끌어다 쓴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는 현금으로 들어간 돈 4500만 달러, 우리 돈 약 600억원을 일시적으로 티몬과 위메프 자금에서 빼왔다고 밝혔습니다. 자금 돌려막기를 한 것을 사실상 인정한 셈인데, 이 부분도 향후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도 철저한 조사를 주문했다고요.
 
[기자]
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철저하게 법에 따라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에서 금융 당국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지시했고, 동시에 정부가 시장에서 해야 할 첫 임무는 "반칙하는 행위를 강력히 분리·격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어제 대검찰청에서도 전담 수사팀을 꾸린 만큼 앞으로 검경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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