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덤 협회' 내세워 수십억대 불법 도박판…전직 바둑기사 등 구속

관광진흥법 위반 등 혐의 159명 검거…유명 바둑인 등 3명 구속 송치
홀덤 협회 만들어 '기부금' 형태로 판돈 보내고 시상금 명목으로 지급
경찰 "사실상 환전 행위…명백한 불법 도박"

경찰이 지난 3월 부산 부산진구 소재 홀덤펍에서 압수수색을 벌인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비영리 법인을 만든 뒤 기부금을 가장해 도박자금을 모으고 이를 대회 시상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등 불법 도박판을 벌인 바둑인와 홀덤 업주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도박장소개설과 관광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홀덤협회 협회장 A씨 등 3명을 구속 송치하고 홀덤업소 업주 등 15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 일당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 4월까지 홀덤협회를 설립해 홀덤업소로부터 기부금 명목으로 64억 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건네받은 후 시상금을 지급해주는 방식으로 불법 환전한 혐의를 받는다.

붙잡힌 홀덤펍 업주들은 협회에 가입돼 있어 금전 사고나 수사기관 단속도 피해갈 수 있다고 홍보하며 참가자를 모집해 불법 도박판을 벌이고 1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한 인기 드라마의 바둑 개인지도 이력 등으로 유명세를 탄 아마 6단 A씨는 2022년 11월 비영리 법인인 홀덤협회를 설립해 전국 154개 홀덤업소와 회원사 협약을 맺었다.

'홀덤 대중화'를 이유로 서울시로부터 비영리 체육 법인 설립 허가를 받은 A씨는 이후 전국의 홀덤펍을 대상으로 유명 연예인을 내세우는 등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회원사를 모집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가운데 52개 홀덤 업소와 공모한 A씨는 '협회 기부금'을 명목으로 도박자금을 모은 뒤 홀덤 대회를 열고 우승자에게 상금을 지급했다. 우승 상금은 60만 원에서 많게는 1천만 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기부금이라며 모은 돈을 홀덤 게임 승자에게 지급한 행위를 '불법 환전'으로 보고 명백한 불법 도박이라고 판단했다.
 
카지노 게임인 홀덤은 단순히 게임만 할 경우 불법이 아니지만, 게임을 통해 획득한 칩을 현금으로 환전하거나 게임을 통해 손익이 발생할 경우 불법 도박에 해당한다.

홀덤 업소들은 대부분 이런 행위가 불법도박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도박자금을 협회에 송금한 뒤 우승자 시상금을 지급하는 등 불법 환전에 가담했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또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법률지원이나 문제를 해결해주는 조건으로 협회에 120만 원 상당의 연회비를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홀덤펍 업주들은 협회를 통한 범행 외에도 현장에서 직접 불법 환전을 하는 등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며 막대한 부당 이득을 챙긴 사실도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추징 보전을 신청해 지금까지 15억 원 상당의 수익금을 확보했다.

해당 홀덤 협회에 대해서는 체육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할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협회는 지난달 말에 폐쇄됐다.

또 추가로 확인된 홀덤업소와 협회를 통해 상금을 받은 도박 참여자 등에 대한 수사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도박자들이 홀덤 참가비 명목으로 낸 도박 자금을 홀덤협회를 통해 합법적인 기부금 형태로 가장해 건네받은 후 불법 환전을 해준 사실을 확인해 수사했다"며 "나머지 협회와 홀덤업소, 상금을 송금받은 도박자 4천여 명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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