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스나이퍼' 반효진이 대한민국의 통산 100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명중시켰다.
반효진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의 슈팅 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 결선에서 중국의 난적 황위팅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반효진은 대한민국 하계올림픽의 통산 100번째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아울러 고교생 사격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여갑순, 강초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반효진은 10m 공기소총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황위팅과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혼성전에서 한국의 박하준-금지현 조를 따돌리고 우승했던 황위팅은 2006년생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고교 3학년에 해당하는 어린 선수다.
황위팅은 강했다. 실수 없이 10점대를 꾸준히 기록했다. 반효진은 경기 중반까지 황위팅에 근소하게 밀렸지만 10점 후반대를 연이어 기록하며 5라운드부터 순위를 뒤집었다.
2-3위 결정전을 앞두고 두 선수의 점수차는 고작 0.1점 그러나 황위팅이 9점대를 쏘는 결정적인 실수를 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그런데 반효진도 흔들렸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9.9점, 9.6점을 나란히 쐈고 결국 두 선수는 나란히 251.8점으로 슛오프에 들어갔다.
반효진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침착하게 10.4점을 쏴 10.3점에 그친 황위팅을 제치고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로써 한국은 하계올림픽 금메달 개수를 100개로 늘렸다. 하계올림픽에서 금메달 100개 이상을 획득한 나라는 13개 나라밖에 없다.
2007년생으로 현재 대구체고 2학년에 재학 중인 반효진은 대한민국 선수단 중 최연소 선수다. 전날 본선에서 634.5점을 쏴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우며 주목받았다. 한국 여자 선수가 사격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한 건 최초였다.
반효진은 한국 사격에 등장한 특급 유망주다. 사격을 시작한 지 3년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다.
반효진은 한국 사격을 빛냈던 여고생 사수의 계보를 이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여갑순(당시 고교 3학년), 2000년 시드니 대회 공기소총 은메달리스트 강초현(당시 고교 3학년)에 이어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역대 세 번째 고교생 사수가 됐다.
한국 사격은 이번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벌써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첫날 박하준과 금지현이 공기소총 혼성전 은메달을 땄고 전날에는 오예진과 김예지가 10m 공기권총 여자 개인전에서 나란히 금·은메달을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