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농구 대표팀에는 베테랑 다이애나 토러시가 있다. 그저 베테랑이 아니다. 1982년생 토러시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사상 최초로 통산 1만 득점을 돌파한 선수다. 그리고 올림픽 레전드다. 2004 아테네 대회부터 지난 도쿄 대회까지 연속 출전해 금메달 5개를 목에 걸었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당시 대표팀 동료였던 돈 스테일리를 2020년 도쿄 대회에서는 대표팀 코치로 만났다. 토러시 자체가 여자농구 올림픽의 역사다.
그는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30대 후반의 나이로 5번째 금메달을 획득한 후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나는 프랑스 파리를 좋아한다. 파리에서 만나요"라고 말했다. 농구처럼 격렬한 단체 구기 종목에서 30대 후반까지 선수 생활을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농담인 줄 알았다.
그런데 토러시는 지금 프랑스에 있다.
토러시는 "누군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이제 나의 국가대표 유니폼을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이라며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올림픽 무대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은퇴하겠다는 것이지 공식적으로 선수 생활을 접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렇다면 궁금할 수 있다. 42세의 토러시는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인가.
미국 취재진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메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토러시에게 은퇴 계획에 묻자 냉정한 답변이 돌아왔다.
"여기 머리가 희끗한 베테랑 기자들이 많이 보이네요. 만약 내가 당신들에게 모든 경력을 뒤로 하고 이제 그만 마이크를 내려놓으라고 한다면 무례하게 들리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무례하다고 느껴집니다. 농구는 제가 다섯 살 때부터 평생을 헌신한 스포츠"라며 "저는 여기 프랑스에 경쟁하기 위해 왔습니다. 최고의 레벨에서 동료들과 금메달을 따기 위해 왔습니다"고 덧붙였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토러시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최고의 무대에서 경쟁하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20대 젊은 선수에게 뒤지지 않는다. 토러시가 함께하는 미국 여자농구는 파리에서 올림픽 8연패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