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현과 박하준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년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황위팅-성리하오(중국)를 끝까지 추격했지만, 12대16으로 패했다.
한국의 파리 올림픽 첫 메달이다.
금지현은 2022년 임신한 몸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가져왔다. 지난해 출산했고, 지난 3월 대표 선발전을 2위로 통과해 자신이 가져온 파리 올림픽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아이를 낳아 요즘 농담으로 애국자가 됐고, 이번에는 올림픽 메달로 애국자가 됐다.
금지현은 "임신했을 때 애국자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던 말 중 하나였다. 이제 진정한 애국자가 됐다고 생각하니 좀 울컥했다"면서 "올림픽 메달까지 길이 있다면 임신은 애국의 중간 지점이었다. 최종은 올림픽 메달이라고 생각했는데, 도착하니 시원섭섭하다"고 웃었다.
금지현은 대회에 앞서 "메달을 딴다면 둘째를 낳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지현은 "마음은 변함이 없는데, 한다고 될지는 모르겠다. 도전은 해보겠다"면서 "둘째를 낳고, 다음 올림픽도 해볼 만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신화를 써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되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하준은 당장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내년 3월 상무 입대 예정이었다. 그래서 국내 대회 때 울려퍼졌던 '박하준 군대 가자'라는 야유(?)를 유독 싫어했다. 하지만 올림픽 은메달과 함께 상무 입대는 없던 일이 됐다.
박하준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군 면제 생각은 별로 안했는데, 막상 이렇게 받게 되니까 기쁘다"면서 "내년 3월 상무 입대 예정이었다. 소속팀과 이야기를 다 끝낸 상황이었는데 군 문제가 해결되면서 내년에도 KT에 남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별했던 은메달이지만, 둘 모두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바로 개인전이다. 금지현과 박하준은 28일 10m 공기소총 개인전 예선에 출전한다. 결승은 29일 열린다.
금지현은 "금메달을 못 따 아쉽지만, 바로 개인전이 있으니까 아쉬움을 덜 기회가 남았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싶다"고 말했고, 박하준 역시 "결승에서 성리하오에게 졌는데 개인전에서는 복수하고 싶다.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