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 나선 문체부·체육회 "어처구니 없고 황당해, 주최 측 디테일 부족"[파리올림픽]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 노컷뉴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노컷뉴스

"우리 국민들께서 많이 당혹스러울 것이고 굉장한 관심 사안이다. 우리 국민들께서 서운하시지 않도록 사과의 말을 들어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 도중 한국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한 사고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장미란 차관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인데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개회식 직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과 면담을 요청했고 여기 시간으로 새벽에 외교부에 상황을 설명했고 협조를 요청했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유감을 표명하면서 사과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다음 절차들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개회식에서 한국이 전체 국가 중 48번째로 입장할 때 사고가 발생했다. 행사장 아나운서는 한국의 공식 영어명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Republic of Korea)'인데 북한의 영어명인 '데모크라틱 피플스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으로 잘못 호명한 것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IOC 비서실장을 통해 대한체육회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선으로 직접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8시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동석한 자리에서 통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후에는 장미란 차관과 이기흥 회장이 바흐 위원장, 파리 조직위원회 위원장, 이번 사고를 일으킨 OBS(Olympic Broadcasting Services) 방송국 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처럼 한국 정부와 대한체육회는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장미란 차관은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IOC 위원장 면담도 지난 새벽에 요청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국민들과 우리 선수단을 위해서, 선수단의 사기가 저하되지 않을까 걱정했기 때문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개회식 사고 직후 한국 체육의 수장인 이기흥 회장도 분주했다. 사고를 인지하자마자 IOC 측과 논의를 시작했다. IOC는 SNS 한국어 계정에서만 간단히 사과 메시지를 올렸는데 이기흥 회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기흥 회장은 "그렇게 해선 안 되고 IOC 위원장이나 조직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서면 뿐만 아니라 구두로도 직접적이고 솔직한 표현을 해줘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께서 양해가 돼야 한다. 면담 이전에 공식적인 서면을 통해 공개 사과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문제는 특히 표기라든지 그런 부분을 아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우리도 해외에 나오면 태극기 게양 등 이 부분을 굉장히 강조한다. 전혀 예기치 못한 일이라서 어처구니 없고 황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선수단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기흥 회장은 "시합은 시합이고 이런 부분은 체육회가 해야 할 일"이라며 "선수들은 영향을 받으면 안 된다. 오늘 사격에서 좋은 성과가 나온 것처럼 오로지 경기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 외교력에 대한 의문에 대해서는 "스포츠 외교 역량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주최 측의 디테일이 섬세하지 못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금 대응은 굉장히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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