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코파 아메리카를 정복한 아르헨티나 축구가 프랑스 파리에서 온갖 고초를 겪고 있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감독은 2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매체를 통해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훈련장에 도둑이 침입해 선수의 귀금속을 털어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사건은 모로코와 올림픽 조별리그 첫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23일 발생했다. 마스체라노 감독은 "티아고 알마다의 시계와 반지가 도난당했다. 훈련 후 이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 주최 측은) 우리에게 매순간 신분 확인을 요구하는데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철저한 보안이 이뤄지는 올림픽 시설 안에서 이번 사례와 같은 도난 사고가 벌어지는 건 상식밖의 일이다. 훈련장을 포함한 올림픽 시설에 입장할 때는 모두가 공항 출국장 수준의 신분 확인을 해야 한다.
아르헨티나는 24일 모로코와 경기에서 1-2로 졌다. 난장판이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추가시간 16분, 경기 종료 직전에 극적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그런데 화가 난 모로코 팬들이 그라운드에 난입하면서 경기가 중단됐다가 2시간 후에야 재개됐다.
재개 후 첫 번째 절차는 골 장면에 대한 비디오 판독(VAR)이었고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면서 골이 취소됐다. 양팀은 추가로 약 3분간 경기를 소화했고 마침내 심판의 종료 휘슬이 불렸다.
관중 난입으로 인한 경기 중단이라는 변수가 없었다면 모로코의 2-1 승리로 깔끔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경기다. 그러나 운영이 매끄럽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축구협회, 리오넬 메시 등과 같은 자국 스타들은 불만을 나타냈다. 그런데 주최 측은 아르헨티나의 '라커룸'마저 지켜주지 못했다.
파리 올림픽은 테러 등과 같은 안전 위협을 대비해 어느 때보다 철저한 보안과 경계 태세를 갖추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관중 난입을 막지 못했고 도둑도 막지 못했다. '월드 챔피언' 아르헨티나 축구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