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군이 군비 100% 투입해 평일과 토요일 야간에도 영·유아를 맡길 수 있는 24시 어린이집을 운영한 지 1주년이 됐다. 국공립 어린이집 두 곳에서 운영 중인 화순 24시 어린이집은 1년 동안 400명에 육박하는 영·유아가 찾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으며 돌봄 정책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25일 오전 10시쯤 전남 화순군 화순읍의 화순 현대힐스테이트 어린이집. 주간에는 40여 명의 어린이가 뛰어노는 이곳은 평일 야간과 토요일에도 영·유아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다른 어린이집과 달리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이다.
7살 강리안군은 부모님이 늦은 밤까지 일할 때 종종 24시 어린이집을 이용한다.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 머물더라도 리안군은 즐겁게 지낸다. '또 무엇을 하며 놀까?' 기대에 부푼 모습으로 이날 함께 있는 정우진(7)군과 블록 놀이를 하며 웃음꽃을 피운다.
리안군은 "주말에 어린이집을 오면 혼자 있을 때도 있지만 전혀 심심하지 않다"며 "주로 같이 노는 4명의 친구와 닌자 놀이와 색칠 공부, 바깥 놀이를 하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고 말했다. 리안군은 가장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와 색칠 공부를 어린이집만 오면 늦은 시간까지 마음껏 할 수 있어 행복하다.
7살 정우진군은 지난 1월 어머니가 셋째 동생 예빈양을 출산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날 24시 어린이집을 처음 찾았다. 상주 교사인 김승화씨는 "둘째 동생인 우연이와 우진이가 새벽에도 돌봄 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다"며 "우진군의 어머니가 출산하러 마음 놓고 갈 수 있었다"며 "순산한 뒤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일이 늦게 끝나는 부모님들은 저녁식사도 제공되고 샤워도 할 수 있는 이곳을 무척 만족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야간 경제활동이나 출장, 질병으로 보육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화순군의 모든 부모를 위해 야간 근무를 하는 1~2명의 교사와 조리사가 상주하고 있다. 야간에 근무하는 교사는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까지 교대 근무를 진행한다.
화순군민 또는 화순군에 있는 직장을 다닌다면 생후 6개월부터 7살까지 시간당 1천 원으로 한 달 최대 80시간까지 24시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일요일과 공휴일의 경우 24시 어린이집이 휴원해 이용할 수 없다.
화순군에는 화순현대힐스테이트어린이집과 화순한양립스어린이집, 총 2곳의 국공립 24시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 화순군은 내부 인테리어 공사와 인력 확충을 위해 이들 어린이집에 군비 4억 2300여만 원을 투입했다.
화순현대힐스테이트어린이집 김영선 원장은 "24시 돌봄을 이용한 부모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 사명감을 갖고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된다"며 "다문화가정 아이들도 5명 정도가 이용하는 등 모두에게 열린 어린이집"이라고 말했다.
화순군 관계자는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7시 30분까지만 운영된다"며 "보육교사들의 휴식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일요일과 공휴일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긴급한 상황에 언제든 24시 어린이집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접근성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순군은 저출산 고령화 극복을 위한 화순형 24시 어린이집은 물론 청년 만원 임대주택 지원사업과 결혼장려금, 출산·양육 지원금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어 다른 지자체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