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 여제'를 꺾고 이룬 감격의 첫 우승이었다. 한윤아(11기·팀 스톰)가 프로볼링(KPBA) 데뷔 7년 만에 처음 정상에 등극했다.
한윤아는 24일 강원도 홍천군 새홍천볼링장에서 열린 '제2회 홍천 무궁화컵 프로볼링대회' 여자부 결승에서 최현숙(6기·팀 피엔비우창)을 257 대 216으로 눌렀다. KPBA 데뷔 7년째를 맞는 한윤아의 첫 우승컵이다.
특히 KPBA의 살아 있는 전설을 누르고 이룬 우승이라 더 값졌다. 최현숙은 지난 11일 '2024 천안시장배 여자프로볼링대회'를 제패하며 남자부 최다인 13승의 정태화(3기·팀 DSD)를 넘어 남녀부 통틀어 최다인 14회 우승을 일궈냈다.
한윤아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결승 1프레임에서 3개 핀을 놓치면서 불안하게 시작했다. 그러나 한윤아는 2프레임부터 8프레임까지 폭풍 7연속 스트라이크를 터뜨렸다. 이미 60핀 이상 앞서며 우승을 예감했다.
경기 후 한윤아는 "항상 우승을 간절히 원했는데 마침내 꿈을 이룰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1프레임에서 엄지 타이밍이 빨라 7커버를 기록했는데, 이를 의식하지 않고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내 투구에만 집중했다"면서 "물론 중간에 운도 따른 데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힘을 내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는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자부 결승에서는 김도경(24기·팀 래디컬)이 정준오(25기·MK트레이딩)를 279 대 238로 제압했다. 지난해 김천컵에서 KPBA 최초로 투 핸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김도경은 1프레임부터 9프레임까지 무려 9번 연속 스트라이클 꽂았다. 퍼펙트를 노렸지만 10프레임 투구 때 7번 핀이 남아 대기록은 무산됐다. 그러나 우승에는 지장이 없었다.
경기 후 김도경은 "지난해 5월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돌아가셨다"면서 "사실 아버지께서 원래 볼링을 반대하셨는데 지난해 첫 우승 당시 굉장히 좋아해주셨다. 그래서 이번 우승을 아버지에게 바치고 싶다"고 숙연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쉽게 퍼펙트는 실패했지만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타이틀을 획득해 기쁘며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준오는 앞서 준결승에서 10개의 스트라이크를 터뜨리며 전설 정태화를 넘은 데 만족해야 했다. 조정연(27기·팀 ACME)도 4강전에서 김도경에 170 대 204로 지면서 결승행이 무산됐다.
단체전에서는 팀 비엔씨(이준우·김준범·임윤성)와 팀 피엔비우창(최현숙·전귀애·김연주)가 남녀부 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첫 단체전 결승에 오른 팀 비엔씨는 톱시드 팀 래디컬을 203 대 149으로 눌렀다.
팀 피엔비우창은 팀 스톰을 상대로 초반 더블로 리드를 잡은 후 4~7프레임 4배거를 추가하는 등 235 대 174 낙승을 거뒀다. 팀 피엔비우창은 올해 열린 단체전 6개 대회 중 무려 5개 대회를 휩쓸며 사실상 올해 최우수 팀을 예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