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숙명여대) 새 총장으로 문시연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가 선임돼 9월 1일부터 임기 시작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숙명학원이 오는 30일 이사회를 열어 필요한 경우 신임 총장 선출 표결을 다시 한다는 취지의 안건을 올려 심의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 교수는 김건희 여사 논문표절 의혹 관련 진상 파악에 적극적인 의사를 피력하며 최근 새 총장으로 선임돼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선임 절차상 하자가 있었는지에 대한 검토 결과에 따라 이사회에서 신임 총장 선출 표결 절차를 다시 밟을 수도 있다는 게 대학 측 설명이다.
25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숙명여대를 운영 중인 학교법인 숙명학원은 오는 30일 오후 4시 '신임 총장 선출 재표결(필요시) 및 이에 따른 이사 선임' 안건 등을 심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소집했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직 총장이 이사인데, 새 총장 선임 당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법인 측이) 절차상 맞는지 교육부에 문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지난달 20일 열린 숙명학원 이사회에서 숙명여대 차기 총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문 교수와 장윤금 현 총장 2인이 후보자였는데, 장 총장이 이사회 현장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문 교수 단독 후보에 대한 이사들의 찬반 투표가 이뤄져 선임된 것으로 파악됐다.
법인 이사 자격을 지닌 장 총장은 후보 사퇴 후 찬반 투표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이 대목이 절차상 맞는지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숙명여대 측의 설명이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기존 선임) 결과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검토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시각도 학교 안팎에 존재한다.
문 교수는 차기 총장으로 선임되기 전 지난달 5일 열린 총장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김 여사 논문 검증 문제와 관련해 "총장이 된다면 진상 파악부터 해보고,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정리하겠다"며 "표절 여부 판단은 독립적인 위원회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겠지만,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숙명여대는 2022년 2월 김 여사의 석사 논문 표절 여부를 가리는 예비 조사위를 꾸렸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