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4일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 이번 전당대회 출마 인사들을 용산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공개적인 식사 회동은 지난 1월 말 오찬 이후 약 반년 만이다.
대통령실과 한 대표 측은 지난 총선 당시에 이어 최근 전당대회 기간 채 상병 특검법 등 여러 사안에 대해 의견 차를 보여 왔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로 여당에 한동훈 체제가 들어서면서 결국 '당정'의 이름으로 마주하는 게 불가피해진 것이다.
양측은 이번 만남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공동의 목표로 강조한 것을 계기로 다시 소통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완전한 화해 무드로 해석하긴 이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의 경쟁자로 나섰던 원희룡 후보와 나경원 후보, 윤상현 후보가 이날 만찬 자리에 동행한 것은 상징적이다.
대표 선출 하루 만에 회동…'윤석열 정부 성공'에 뜻 모아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이날 만남은 전날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가 62.83%의 득표율로 과반의 지지를 얻어 당선된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양측은 약 2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만찬에서 당정 간 '통합'과 '소통', '화합'에 방점을 찍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내 선거는 선거가 끝나면 다 잊어버려야 한다.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잘할까' 그것만 생각하자"고 단합을 강조했고,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신임 지도부에게 "우리는 다 같은 동지라고 생각하고 대통령실 수석들과 바로바로 소통하시라"고 당부했고, 특별히 한 대표에게도 "리더십을 잘 발휘해 당을 잘 이끌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날 만찬 중 특별히 '러브샷'을 하고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께서 한 대표를 중심으로 서로 많이 돕고 다 뭉쳐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한 대표 역시 '대통령님을 중심으로 우리가 뭉치자'는 식의 덕담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대통령께선 참석자들에게 '한 대표가 끌어주겠거니' 하고 기다리지 말고 열심히 도와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대표직 경쟁 후보들도 함께한 자리…갈등은 '내재'
이 같은 식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양측 갈등의 뇌관은 여전히 남아 있다.앞서 채 상병 특검법 관련 제삼자 추천 방식의 수정안을 언급했던 한 대표는 당선 직후에도 "제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며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 논란과 관련해서도 "더 국민 눈높이를 고려해야 했다"고 언급했다.
이번 회동 자체도 지난해 전임 김기현 대표 당선 당시와 비교해 세부적인 차이가 있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8일 선출돼 13일 윤 대통령과 지도부 만찬까지 닷새가 걸렸는데, 한 대표의 경우 하루 만에 빠르게 만남이 성사됐지만 밀도 면에선 그때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대표 당시 함께 선출된 지도부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이 중심이 됐던 회동과 달리, 이번엔 한 대표의 경쟁자로 나섰던 전당대회 낙선 후보자들까지 한자리에 함께했기 때문이다. 특히, 원 후보와 나 후보의 경우 한 대표와 여러 민감한 사안을 두고 큰 대립을 겪으면서 당내 후유증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만남 일정을 오래 끌지 않고 결정한 건 고무적이지만, 형식적이란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라며 "그간의 갈등은 양측이 따로 직접 풀어야 하는 문제인데, 이번 만남에선 그러한 내밀한 소통이 있을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만찬 중 따로 독대 시간을 가지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다음에 또 오시면 더 좋은 메뉴로 대접하겠다'며 다음 모임을 기약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무리 발언을 통해 "우리가 앞으로 하나가 돼 우리 한 대표를 잘 도와줘야 한다"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혼자 해결하도록 놔두지 말고 주위에서 잘 도와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