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으로 구성된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지역비하 발언 논란을 두고 "몰상식과 천박함의 극치를 보여준 '전북 간첩' 망언을 규탄한다"고 24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진보당·정의당 소속 도의원은 이날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전북을 간첩으로 매도하는 기상천외한 망언이 나왔다"며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놀라움과 분노가 치솟아 오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정치적 망언 역시 평소 전북을 서슴없이 비하해도 된다는 천박한 사고와 전북특별자치도민을 타자화해서 고립시키려는 집단적이고 정치적인 기획이 하나의 당연한 규범처럼 자리하고 있었다"며 "이것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참을 수 없는 배설로 내뱉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북을 간첩으로 매도한 정치적 망언에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북특별자치도민에게 하루빨리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오욕으로 점철된 전북 비하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이라며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도의회는 도민과 함께 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전북도당은 성명을 내고 "전당대회 슬로건으로 내건 'NEXT 보수의 진보'가 여전히 간첩이라는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다"며 "전당대회를 지켜본 국민은 국민의힘이 분단체제라는 이데올로기에 기생해 기득권을 누려온 집단이라는 본질을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을 따로 (호명)해야 하나요?"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아직도 전북을 광주·전남에 속하거나 딸려 있는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는 전북을 투명인간으로 취급하는 발언이고, 도민의 자존감을 훼손하는 발언이다"고 말하며 한동훈 대표를 향해 사과를 촉구했다.
한편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양종아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이 지역별 함성을 들어보자고 제안했고 김병찬 전 KBS 아나운서는 각 지역과 박수를 외치며 호응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아직 박수를 치지 않은 분들이 꽤 계신다. 이분들은 정체를 밝힐 수 없는…네 어떤 간첩이라든가", "아 그래요? 전라북도? 따로 해야 되나요?" 등의 발언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