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마약 수사 외압' 의혹 폭로 경찰관, 공수처 출석

A경정, 지난 16일 공수처에 고발장 접수
조모 경무관·고광효 관세청장 등 고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발

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의 마약 밀반입에 세관 직원들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하던 중 고위 경찰관 등으로부터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한 경찰관이 24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출석했다.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고위 경찰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해 8월 9일 한 통화에서 '승진에 관여하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해 구설에 오른 조모 경무관이다.

2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A경정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고발인 조사를 위해 오후 1시 50분쯤 공수처에 출석했다. 지난 16일 조 경무관과 고광효 관세청장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 지 8일 만이다. 공수처는 'A경정을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하는 것인지', '수사 배당 이후 본격적으로 수사 착수한 것인지' 등을 묻는 질문에 "(고발장 접수 후) 절차대로 진행 중"라고 답했다.

지난해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하던 A경정은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의 마약 밀수 과정에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이 연루된 의혹을 수사하던 중, 조 경무관 등이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관련기사: [단독]"스스로 침 뱉는 것"…'세관 마약' 수사팀에 전화한 고위 경찰)

당시 서울경찰청 소속이었던 조 경무관은 지난해 10월 A경정에게 전화를 걸어 "언론 보도 부분에서 관세청장이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며 "그래서 내가 '경찰이 타 기관과 관련해, 특히 국감(상황)이고 관세청이나 경찰청이나 정부의 일원이므로 타 기관을 최대한 예우하면서, 부담 없도록. 왜냐하면 스스로 침 뱉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무리하게 안 할 것이다'고 했다"고 은연히 수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A경정을 비롯한 수사팀이 중간 수사 결과 관련 언론 브리핑을 열기 직전에 걸려 온 전화였다. 당시 조 경무관은 공식 수사라인에 있지도 않았다.

조 경무관은 수사 외압 의혹으로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됐지만, 최근 '불문 처문'을 받으며 징계를 피해 갔다.
 
반면 A경정은 지난 18일 강서서 소속 지구대장으로 발령됐다. 사실상 좌천성 인사란 평가다. 또 지난 19일에는 경찰청장 후보자인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으로부터 공보 규칙 위반 등을 이유로 '경고 조치'까지 통지받았다. (관련기사 : [단독]'마약수사 외압' 의혹 제기 경찰관에…조지호, 경고 통지)

한편 조 경무관은 이 전 대표가 조 경무관의 승진 등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10일 휴대전화를 바꾸기도 했다. 조 경무관 측은 CBS노컷뉴스에 "휴가 중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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