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케빈 듀란트 등 미국프로농구(NBA) 최정상급 스타들로 구성된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오는 26일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올림픽에 참가하는 16개 나라의 파워 랭킹을 선정했는데 미국은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니콜라 요키치가 이끄는 세르비아, NBA의 젊은 스타들이 많은 캐나다, 지난 시즌 신인왕 빅터 웸반야마가 합류한 개최국 프랑스, 지난해 농구 월드컵 챔피언 독일이 뒤를 이었다.
국제 대회에서는 미국과 유럽 외에도 주목해야 할 나라가 있다. 바로 호주다.
호주는 최근 두 대회 연속으로 4강에 진출했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 스페인과 명승부를 펼친 끝에 아깝게 4위로 밀렸지만 2021년에 개최된 도쿄 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루카 돈치치의 슬로베니아를 누르고 호주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수확했다.
호주 대표팀에는 베테랑 매튜 델라베도바, 조 잉글스, 패티 밀스 등을 필두로 단테 엑섬(최근에 부상을 당했지만 올림픽 출전이 확정됐다), 조크 랜데일, 조시 그린, 다이슨 다니엘스, 조시 기디 등 NBA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 다수 포함됐다.
최근 프랑스 파리의 올림픽 메인 프레스 센터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호주 남자농구의 미래 조시 기디의 발언이 관심을 모았다.
기디는 미국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재능이 가장 뛰어난 팀은 미국이다. 명백한 사실이고 모두가 알고 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그들은 한 팀에서 함께 뛰어본 적이 없다. 다른 국가들은 선수들이 다년간 함께 뛰면서 호흡을 맞췄다. 그 부분이 경기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2년생인 기디는 NBA 무대에서 뛰는, 패기 넘치는 'MZ 세대'다. 2021년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지명을 받고 세 시즌 동안 미국 무대에서 활약했다.
203cm의 장신 플레이메이커인 기디는 2년 차 시즌 때 평균 16.6득점, 7.9리바운드, 6.2어시스트로 활약했다. 그러나 3년 차가 된 지난 시즌에는 평균 출전시간에 약 6분 정도 줄면서 기록이 평균 12.3득점, 6.4리바운드, 4.8어시스트로 하락했다.
외곽슛 능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공략당하면서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기디의 통산 3점슛 성공률은 31.0%에 불과하다. 결국 기디는 지난 6월 알렉스 카루소와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다음 시즌부터는 시카고 불스 소속으로 뛰게 된다.
기디의 자신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먼저 호주와 미국이 조별리그를 통과해야 한다. 호주는 캐나다, 스페인, 그리스와 A조로 편성됐고 미국은 세르비아, 남수단, 푸에르토리코와 C조를 이뤘다. 두 나라는 토너먼트에 진출해야만 만날 수 있다.
한편, 파리 올림픽 남자농구 경기를 앞두고 급부상한 나라가 있다. 바로 아프리카의 남수단이다.
현재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미국 대표팀은 지난 21일 남수단과 평가전을 치렀는데 일방적인 경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01-100으로 겨우 이겼다. 경기 막판 르브론 제임스의 골밑 돌파로 겨우 역전에 성공해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NBA 출신인 웬옌 가브리엘의 인터뷰가 화제가 됐다. 그는 "남수단에는 실내 농구장이 없다. 여러 난민 선수들이 1년 중 몇 주 정도만 모여 훈련한다. 그럼에도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최선을 다해 경쟁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농구 이상의 가치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수단에는 키가 큰 아이들이 많다. 그러나 농구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210cm가 넘는 사람이 소 떼를 모는 일을 한다. 농구 대신에 생존을 위한 일을 한다. 우리나라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상태다. 인구 1100만명의 작은 나라가 이번 경기를 계기로 하나로 뭉쳤으면 한다. 미래를 위한 노력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