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축구 스타 네이마르는 2016년 남미 지역의 권위있는 국가 대항전인 코파 아메리카 출전을 포기했다. 대신 자국에서 열리는 리우 올림픽 출전을 선택했다. 결과는 짜릿했다. 브라질은 그해 올림픽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독일을 꺾으면서 2년 전 브라질월드컵 4강에서 독일에게 당했던 '미네이랑의 참사'를 조금이나마 설욕했다.
리오넬 메시는 최근 코파 아메리카 2연패, 카타르월드컵 우승으로 메이저 국제대회 무관의 설움을 완벽하게 씻어냈다. 그러나 메시가 이전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우승한 사례가 있었다. 바로 2008 베이징올림픽이다.
네이마르의 올림픽 선택은 당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메시는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음에도 오랜 기간 국가대표 무관의 이미지를 떼지 못했다. 축구에서는 올림픽을 주요 메이저 대회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프랑스의 축구 스타 킬리안 음바페는 자국에서 개최되는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새로운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는 신규 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음바페의 차출을 반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닌 올림픽에는 각 클럽의 선수 차출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올림픽에는 만 23세 이하의 선수가 출전한다. 각 나라별로 나이 제한이 없는 와일드 카드 3명을 선발할 수 있다. 프로 선수의 참가는 허용되지만 나이 제한 규정이 있고 참가국도 16개 나라밖에 되지 않아 대회의 위상을 월드컵에 비교하기는 무리다.
축구는 1908년 처음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됐다. 초창기에는 국가별 전력 차가 매우 컸다. 덴마크는 1908년 런던 대회에서 프랑스를 17-1로, 독일은 1912년 스웨덴 대회에서 러시아를 16-0으로 눌렀는데 이는 지금까지도 최다 점수차 승리 기록으로 남아있다.
1908년 덴마크의 소푸스 닐센과 1912년 독일의 고트프리드 푸흐스는 '역대급' 점수차가 났던 경기에서 혼자 10골을 퍼부었는데 올림픽에서 이 기록이 깨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1936년 베를린 대회의 챔피언은 이탈리아였다. 월드컵의 '디펜딩 챔피언'이 올림픽까지 제패한 최초이자 마지막 사례다(이탈리아는 1934년 자국에서 열린 제2회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그만큼 성인 국가대표팀과 나이 제한이 있는 올림픽 대표팀의 전력은 굉장히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현재 월드컵의 '디펜딩 챔피언'은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의 지휘 아래 2022 카타르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지난달에는 코파 아메리카 2연패의 위업도 이뤘다.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챔피언으로서 올림픽까지 제패할 수 있을까.
아르헨티나는 이번 파리 올림픽의 우승후보 중 하나로 여겨진다. 와일드카드로 훌리안 알바레즈(맨시티), 니콜라스 오타멘디(벤피카), 골키퍼 헤르니모 룰리(아약스)가 합류하고 카타르월드컵 우승 멤버인 2001년생의 신성 티아고 알마다(애틀랜타 유나이티드)도 기대를 모은다.
프랑스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레전드 티에리 앙리가 지휘봉을 잡은 프랑스는 개최국의 이점을 등에 업고 있다. 알렉상드로 라카제트(올림피크 리옹), 장필리피 마테타(크리스탈 팰리스) 등을 와일드카드로 합류시켜 전력을 강화했다.
이 외에도 '유로 2024 챔피언' 스페인이 금메달을 노릴만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나란히 통산 2회 우승에 도전한다. 스페인이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유럽 국가가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지 못했다(1996년부터 나이지리아-카메룬-아르헨티나-아르헨티나-멕시코-브라질-브라질).
최근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던 브라질은 남미 예선을 뚫지 못해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20년 만의 탈락이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황선홍 감독의 지휘 아래 아시아 예선에 나섰지만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패해 10회 연속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