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0.1%포인트(p) 내린 2.9%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2022년 3월(2.9%)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4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1%포인트(p) 내린 2.9%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1~2월 3.0%, 3월 3.2%, 4월 3.1%, 5월 3.2%, 6월 3.0%를 나타내는 등 올 들어 3%대 초반에서 오르내리다 이달 들어 2% 대에 진입했다.
물가상승률 목표(2%)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2%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3월(2.9%)이후 처음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최근 소비자물가 둔화세에 따라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는 응답자 다소 많아지면서 소폭이지만 2%대로 하락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지역난방과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 조정 여부, 장마 등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가능성 등의 여러 변수들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7p나 오른 115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11월(11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하락을 예상하는 비중보다 크면 100을 웃돈다.
황 팀장은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대출 규제 확대 연기,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수도권 중심 아파트 가격 상승세 등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며 7p 상승했다"고 말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3p 내린 95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내릴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상승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밑돈다.
황 팀장은 "미국 CPI 예상치 하회, 고용지표 둔화에 따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수준전망지수는 2p 하락한 144로 집계됐다.
유류세 인하폭 축소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에도 농산물, 가공식품 등 체감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영향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54.3%), 농축수산물(49.9%), 석유류제품(35.0%)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석유류제품(+11.4%p), 공공요금(+1.3%p)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농축수산물(△7.9%p) 비중은 감소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6으로 전월보다 2.7p 상승했다.2022년 4월(104.3)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대치다.
황 팀장은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수출 증가세 지속, 정책금리 인하 기대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CCSI는 지난 1~4월 100선을 웃돌다가 5월 98.4로 내렸으나, 6월 다시 100선 위로 반등했고 이달 들어 2.7p 올랐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6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모두 지수가 올랐다.
소비지출전망(77‧+6p)의 상승폭이 가장 컸고, 향후경기전망(84)은 4p 상승했다.
현재생활형편(91), 생활형편전망(95), 가계수입전망(100)은 1p씩 올랐다.
이번 조사는 이달 10~17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대상 가구 중 2291 가구가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