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23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파묘' '범죄도시 4' 등 두 편의 '천만 영화'와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의 흥행 영향으로 올 상반기 극장가의 전체 매출액은 6103억 원, 전체 관객 수는 6293만 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보다 소폭 증가했다.
매출액은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같은 기간 평균(8390억 원)의 72.7%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는 0.4%(24억 원) 증가하며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관객 수는 팬데믹 이전 평균(1억 99만 명)의 62.3%, 지난해보다는 7.8%(454만 명)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영진위는 "상반기 한국 영화는 '파묘'와 '범죄도시4'라는 두 편의 '천만 영화' 덕분에 팬데믹 이전 평균 수준의 회복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다"라며 "상반기에 '천만 영화'가 두 편이나 탄생한 것은 팬데믹 이후 처음이었고, 상반기 개봉한 한국 영화 두 편이 상반기에만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한국 영화 산업 역사상 최초의 일"이라고 평가했다.
두 편의 천만 영화 덕분에 상반기 한국 영화 누적 매출액은 3583억 원을 기록하며 2017~2019년 같은 기간 평균(3929억 원)의 91.2%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 영화가 두 편의 천만 영화를 내놓는 동안 외화는 부진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웡카'와 '인사이드 아웃 2'를 제외하면 매출액 300억 원, 관객 수 300만 명을 넘긴 이른바 '메가 히트' 외화가 없었다.
영진위는 "지난해 할리우드 파업 여파로 마블 영화를 비롯한 블록버스터 기대작의 개봉이 연기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지난해 상반기 메가 히트에 성공했던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흥행 또한 찾아볼 수 없었다.
이처럼 한국 영화에서 메가 히트작이 연이어 나오며 극장 매출을 견인했지만, 천만 영화 탄생의 이면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인 '흥행 양극화'가 남아있다.
'파묘'와 '범죄도시 4'를 제외하면 상반기 한국 영화 개봉작 중 매출액 200억 원, 관객 수 200만 명을 넘긴 한국 영화가 없었다.
또한 '범죄도시 4'가 82.0%의 역대 최고 일일 상영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상영 배정이 편중되면서 극심한 '스크린 독과점'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처럼 여전한 흥행 양극화는 물론 상영 배정의 편중 문제는 신작 개봉 방식의 변화를 불러오기도 했다.
개봉 초반 흥행 성적이 좋지 않으면 주말 스크린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수요일 개봉 관행을 깨고 '하이재킹'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베테랑 2'와 같이 금요일에 개봉하는 영화가 늘었다.
영진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관람요금 인상과 OTT 성장으로 관객이 극장에서 볼 영화를 선택하는 것에 신중해지는 경향을 보이면서 평일 개봉으로는 신작 효과를 주말까지 가져가기 어려워진 상황에 따른 것"이라며 "주말 스크린 수를 확보하기 위해 금요일 개봉을 택하는 영화가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