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의 슬로건은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이다.
포용과 양성 평등(이번 대회의 남녀 선수의 비율은 50 대 50에 가깝다)을 강조하면서 올림픽의 문이 모두에게 열려있음을 의미한다. 경기 장소도 기존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개회식은 근대 올림픽 최초로 주 경기장이 아닌 야외에서 진행된다.
그러나 올림픽은 어디까지나 비즈니스다. 티켓 가격을 살펴보면 모두에게 열린 대회는 아닌 듯 하다.
올림픽 종목 경기의 티켓 가격은 최저 24유로(약 3만6265원), 최대 980유로(약 148만원)로 책정됐다. 남자 100m를 포함한 육상(3일), 올림픽의 메인 이벤트로 손꼽히는 수영(3일) 그리고 스테판 커리, 르브론 제임스 등 미국프로농구(NBA) 최정상급 스타들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되는(이변이 없다면) 남자농구 결승전 등은 시야가 가장 좋은 A구역 좌석에서 보려면 980유로를 지불해야 한다.
위에 열거된 총 7일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기가 열리는 날이다. 해당 경기의 최저 티켓 가격도 125유로(18만8881원)으로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미 여러 선수들이 아쉬움을 드러냈다. 프랑스 유도 국가대표 아망딘 뷔샤르는 "올림픽이 모두에게 열려있다고 하나 우리 가족들이 경기를 보러 오기 위해서는 은행 대출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고 벨기에 육상 선수 나피사투 티암은 "가족들이 나를 보러 경기장에 올 수 있을까? 너무 비싸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티켓만 비싼 것은 아니다. 파리 물가도 대단하다. 미국 매체 '데저트 뉴스'는 한 명이 올림픽 기간에 일주일 동안 파리에 머물 경우 숙박, 식대, 교통비 등으로 6412달러(약 890만원)를 지출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2월에 추산한 금액이다. 물가는 그새 더 올랐다. 파리의 지하철 요금은 최근 2배 가까이 늘었다. 1회권 이용 가격이 4유로(약 6천원)나 된다. 파리에 사는 시민들 다수가 올림픽 기간에 맞춰 타 지역으로 여름 휴가를 계획 중이라는 이야기가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