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을 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9명을 숨지게 한 가해 차량 운전자 차모(68)씨가 최근 경찰의 3차 피의자 조사에서도 급발진에 의한 사고라는 취지의 주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9일 피의자 상대로 3차 조사를 실시했다"며 "피의자는 대체로 혐의 부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기록을 토대로 조사했다"며 "피의자는 (이전과) 비슷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만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국과수는 이번 역주행 사고가 운전자 과실 때문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감정 결과를 지난 11일 경찰에 통보했다. 이 같은 국과수 판단은 사고 직후부터 줄곧 '차량 급발진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해 온 차씨 입장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차씨는 1·2차 피의자 조사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브레이크를 밟고 있었다"며 차량 결함을 주장했다. 차씨가 몰던 차량은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쯤 서울 시청역 인근 소공로 일방통행 구간을 빠른 속도로 역주행한 뒤 인도로 돌진했다. 차량은 시민들을 덮친 뒤 차량 2대를 들이받고 반대편 차선으로 튕겨져 나가 시청역 12번 출구 부근에서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시민 9명이 사망했고, 7명이 부상을 당해 총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