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함에 따라, 민주당은 새로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앞서 민주당은 다음달 1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앞서 '화상투표'를 통해 대선후보를 조기에 확정짓겠다는 방침이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을 서둘러 대선 후보로 확정지음으로써 그의 거취를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을 막겠다는 의도였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 규칙위원회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전당대회 규칙위원 186명에게 서한을 보내 "우리는 투표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고 당헌과 당규에 따라 공개 회의를 통해 후보를 정할 것"이라며 "8월 1일 이전에 어떤 표결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스스로 물러남에 따라 '화상투표'는 실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투표 용지에 들어갈 대선 후보 등록을 8월 7일 마감하기로 했던 오하이오주가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인 9월 1일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민주당이 굳이 '화상투표'를 할 필요성도 사라진게 사실이다.
현재로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낙점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신 해리스 부통령 이외에 복수의 후보가 도전에 나설 경우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를 통해 대선에 나갈 후보를 가리게 된다.
경선이 치러질 경우, 전당대회에 참석한 3900여 명의 대의원 중 과반수의 표를 얻은 후보가 대선 후보에 공식 지명된다.
1차 투표에서 대의원 과반수의 표를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민주당 선출직(상하원 의원·주지사) 등 당 고위층 700명으로 구성된 '슈퍼 대의원'도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가 계속될수록 당의 분열상을 노출하게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당 차원에서는 전당대회 전에 일종의 '교통 정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전폭으로 지지한다고 밝혀 당에 '시그널'을 보낸 셈이다.
바이든 대선 캠프가 모아둔 2억 달러(약 2778억원) 이상의 선거 자금의 양도도 관심거리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제출한 각종 서류에 이미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이름을 올린 상태라 그가 대선 후보가 됐을 경우 선거 자금도 자연스레 양도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이 아닌 다른 사람이 대선 후보가 됐을 경우 당 규정에 따라 전체 대선 자금이 아닌 일부만 지원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