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두 차례(7~10일, 16~18일) 발생한 전국적인 호우 피해로 채소와 과일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정부는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분간 물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농식부에 따르면 이달 정체전선에 따른 호우로 채소류의 경우 고추 387ha, 상추 142ha, 깻잎 100ha, 대파 5.3ha, 상추와 시금치 각각 4.4ha의 침수피해를 입었다.
특히 상추와 깻잎 모두 가락시장 공급량의 과반을 차지하는 충남 논산과 전북 익산(상추), 그리고 충남 금산(깻잎) 지역에서 대규모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과일류는 참외 258ha를 비롯해 수박 199ha, 복숭아 136ha, 토마토 106ha, 멜론 101ha, 블루베리 74ha, 딸기 69ha, 사과 61ha 등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채소류의 경우 잎이 쉽게 망가지는 쌈채류를 중심으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적상추(100g) 소매가격은 2107원으로 1주일 만에 56.3% 급상승했다. 1달 전 891원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가격이다.
깻잎(100g)은 2550원으로 1주일새 17.3% 상승했다. 평년보다는 31.6% 오른 가격이다.
시금치와 풋고추도 1주일 전과 비교해 10% 넘게 올랐다. 시금치(100g)는 17.5%, 풋고추(100g)는 12.3% 각각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과일도 침수피해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이어졌다.
수박(1개)은 2만1736원으로 1주일 전과 비교해 3.5% 상승했다. 평년보다 7.5% 오른 가격이다. 참외(10개)는 1만5241원으로 13.9% 올랐다.
토마토(1㎏)는 4799원에 거래돼 1주일 전보다 2.5%, 평년보다 14.1% 가격이 상승했다.
채소와 과일 가격은 당분간 불안한 흐름 속에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채소 생육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출하 작업 시간이 절대적으로 줄어들며 수급 차질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도 정체전선 영향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장마 후 고온이 지속될 경우 채소류 생육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농식품부는 수해피해 농작물의 가격 오름세는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추와 깻잎의 경우 이달 초순 발생한 호우 피해여서 재정식이 진행돼 3~4주 후면 수확이 가능한데다 피해가 없는 지역에서 출하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피해 규모도 깻잎은 전체 재배 면적의 9%, 참외와 상추는 각각 5%, 수박은 2%로 규모가 크지 않아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의 날씨 상황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주에도 장마와 태풍, 폭염이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22~ 23일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년중 가장 더운 날인 대서(大暑)인 이날(22일) 낮 최고기온은 28~34도로 지역에 따라 폭염이 예보됐다.
3호 태풍 '개미'는 필리핀 마닐라 동쪽부근에서 발생해 북서진하면서 한반도도 직·간접적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매일 농작물 품목별 주산지의 피해 상황과 복구 계획, 병해충 방제, 농가 현장 기술지도 상황 등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호우 피해 농가에 대해서는 신속한 재정식(재파종)을 지원해 농산물 수급을 조기에 안정시킨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