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명품 가방 수수 등 혐의로 비공개 조사한 데 대해 야권이 "국정농단 의혹에 물타기하려는 의도"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21일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야당에는 압수수색과 공개적 망신주기 소환을 밥 먹듯이 하면서 김건희 여사에게는 '황제조사'의 특혜를 베풀었다"며 "검찰이 김 여사를 부른 것인지 김 여사가 검찰을 부른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해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를 계기로 김 여사와 관련한 더 중대한 의혹들이 터져나오고 있다"며 "이 즈음의 검찰의 김 여사 소환 조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를 앞에 두고 검찰과 김 여사가 국정농단의 국민적 의혹을 물타기 하기 위해 꼼수 협잡을 벌인 결과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들의 2심 판결이 코앞인데 수년간 소환조사를 받지 않더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를 앞두고 마음대로 '소환 쇼'를 연출했다"며 "권익위원회가 앞장서 김 여사에 면죄부를 주더니, 경찰은 뇌물 수수를 스토킹 범죄로 둔갑시켰고, 이제 검찰이 '혐의 털어주기'에 나선 것이냐"고 따졌다.
그는 "퇴임이 두 달도 남지 않은 검찰총장은 성역 없는 수사력을 증명할 시간도, 능력도 놓쳤다"며 "검찰이 VIP(대통령을 의미)도 아닌 VVIP(김 여사 지칭)를 상대로 공정한 조사를 할 거라 믿는 국민은 이제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페이스북에 잇따라 비판 글을 올리며 오는 26일 예정된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김 여사가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검찰이 다른 국민들에게도 이런 대접 하겠는가. 모든 아내는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고 적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26일 청문회에 불출석하려는 의도로 보이나, 안 통한다"며 "출석해서 최재영 목사, 이종호 블랙펄 대표와 공개적으로 대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출신인 이성윤 의원은 "내가 서울중앙지검장을 근무했지만 관할 정부보안 청사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도대체 어디서 조사를 했다는 말인가"라며 "떳떳하다면 김건희씨는 검찰청사에서 공개 출석해서 국민감시를 받아야 했다. 그리고 검찰도 진정 국민의 검찰임을 증명하려면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말고 청사로 소환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도 김 여사가 특권을 활용해 '황제 조사'를 받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 대표는 페이스북에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및 명품백 수사를 위해 '정부 보안청사'에서 김건희씨(김 여사)를 소환 조사했다는데 중전마마 앞에서 얼마나 조아렸을까"라며 "대한민국 검찰은 윤석열과 김건희 앞에서 바로 멈춘다"고 말했다.
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건희씨 진술 청취, 차라리 관저에서 꼬리곰탕 먹으면서 하지 그랬나"라며 "검찰은 몇 년 묵은 숙원사업을 드디어 해냈다고 우쭐댈지 모르지만 국민들은 검찰이 김 여사 혐의를 털어주기 위해 쇼를 벌이고 있다는 걸 다 안다"고 꼬집었다.
김 수석대변인은 BBK 의혹 수사를 언급하며 "김씨를 조사했다는 '보안 청사'가, 고급호텔 스위트룸을 임시로 대여해 마련한 곳은 아닌지, 김씨가 진술은 적당히 하고 나머지 시간 대부분은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지는 않았는지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전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정부 보안청사에 비공개로 소환해 12시간에 걸쳐 조사했다.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출석을 요구했고, 협의 결과 경호와 안전상의 이유로 관할 내 정부 보안청사로 소환해 대면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