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도 '후보 사퇴'에 가세…바이든 '사면초가'

워싱턴포스트紙 복수의 관계자 인용해 보도
"스스로 진지하게 고려해야"
전 하원의장, 현 원내대표는 이미 '회의론' 가세

바이든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 스스로가 자신의 대선 출마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변에 이같은 우려를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정치적 우군으로 평가받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에 어어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이처럼 '후보 사퇴론'에 가세하면서, 향후 바이든 대통령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7일 대선후보 첫TV 토론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뒤 바이든 대통령은 당 안팎으로부터 '사퇴 압박'에 시달렸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선 완주'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은 형편이다. 
 
TV토론 직후 오바마 전 대통령은 "토론은 잘 못할 때도 있는 법"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엄호했지만, 그 이후엔 '침묵'을 지켰다. 
 
그동안 오바마 전 대통령은 비공식 석상에서 후보직 문제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이고, 우려되는 점은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정치적 유산을 지키는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다만 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비공개적으로 바이든 캠페인의 미래에 대한 대화에 깊이 관여했고,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포함한 많은 민주당 의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직면한 과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인들에게 "바이든은 훌륭한 대통령이고 그의 업적을 지켜주고 싶지만 공화당이 내년에 백악관과 양원을 장악한다면 위태로울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가 바이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이 확대되고 있으며 민주당 유력 기부자들이 바이든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점 등을 크게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바이든 캠프에서는 당 안팎의 '후보 사퇴론' 배후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있다고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모금행사를 주도했던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가 언론 기고문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 
 
클루니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연락을 해 기고문의 내용을 미리 설명하고, 의견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캠프측은 클루니의 기고문을 막으려고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 이같은 내용을 사전에 알았으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오바마 전 대통령에 서운함을 드러낸 것이다.

이같은 불협화음을 즐기듯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SNS에 "둘은 서로를 싫어한다"며 "오바마는 결코 바이든을 존중하지 않았고, '바보'이자 '경량급'으로 여겼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날 코로나19 감염으로 유세 중단 후 델라웨어의 사저에서 격리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거취문제에 대한 당 주요인사들의 입장과 요구를 경청하며 '숙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예전에 '후보 사퇴론'에 강경하게 반응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에는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8월 19일부터 예정된 전당대회에 앞서 다음달 초 '화상투표'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확정하는 안을 논의중이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규칙위를 열어 '화상투표'를 진행하기 위한 절차와 일정을 심의할 예정인데,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 여하에 따라서는 일정이 변동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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