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경기 시흥 한 슈퍼마켓에서 점주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40대는 현금을 훔치려다가 발각되자 흉기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18일 사건 브리핑을 열고 A씨로부터 이같은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08년 12월 9일 오전 4시쯤 시흥 정왕동 한 슈퍼마켓에 침입해 점주(당시 40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이틀 전 새벽, 담배를 구입하고자 해당 슈퍼를 방문했지만 피해자인 점주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 금고에 현금이 보관돼 있던 상황도 A씨의 범행을 부추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범행 당일 A씨는 흉기를 챙기고 슈퍼를 방문해 금고를 열어 현금을 훔치려 했다. 하지만 마침 점주가 잠에서 깨어났고, 자신에게 저항하자 A씨는 흉기를 휘둘러 점주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가 훔친 금액은 3~4만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마저도 지폐에 피가 묻어 도주 중에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씨는 주거지로 돌아와 옷을 갈아 입은 뒤, 대전과 진주를 거쳐 경남 마산 본가로 도망쳤다. 흉기는 이동 중에 고속도로에 버렸으며, 옷가지는 진주의 쓰레기통에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경찰은 CCTV를 통해 A씨의 인상착의까지는 확인했으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며 장기 미제로 남았었다.
그러다 올해 2월 경찰은 관련 제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지난 14일 오후 경남 지역의 주거지에 있던 A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의 CCTV와 A씨의 연도별 사진을 확보, 영상분석 전문업체에 의뢰해 두 사람이 동일인일 가능성이 92% 이상이라는 결과를 전달받았다. 이어 A씨의 금융거래 및 통화내역을 분석하고 특정해, 지난 14일 오후 7시 53분 경남의 주거지에서 나오던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지난 3차례의 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거 사흘 만에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추가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