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도지사는 18일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권 주자인 한동훈 후보를 향해 "나경원 후보가 본인의 법무부장관 시절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를 부탁했다는 폭로에 경망스러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미래의 비전을 보여야 할 전당대회가 난장판으로 진행돼도 꾹 참고 있었는데, 열받아 한 마디 하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9년 자유한국당이 온몸으로 저항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공수처법은 좌파의 장기집권 플랜의 일환으로 추진된 악법이었다"며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패스트트랙이 실체적·절차적으로 무효라며 처절하게 국회에서 싸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역시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장을 맡았었고, 동료 의원들과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삭발까지 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한 후보의 발언 기저에 있는 인식에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 당신이 문재인 정권하에서 화양연화(花樣年華)의 검사 시절을 보낼 때 우리는 좌파와 국회에서 처절하게 싸운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좌파의 독재 의회 폭거였고, 부당하게 이뤄진 기소에 대해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부당한 청탁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자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수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 보수 가치에 대한 공감에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당신의 행태를 보면서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한 후보님, 분명한 입장을 밝히시고 패스트트랙 재판으로 인해 아직도 고초를 겪고 있는 분들에게 사과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한 마디 덧붙이겠다. 일시적인 팬덤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연기와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당 중진인 권성동 의원 또한 한 후보를 비판했다.
이날 오전 권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 후보의 폭로 사실을 언급하며 "이것은 청탁이 아니다"라며 "(당시) 민주당은 강제 사보임과 같은 국회법 위반을 불사하면서 희대의 악법을 다수의 폭압으로 통과시켰다. 우리 당 의원들은 이를 막기 위한 최후의 저항 수단으로 단일대오로 나섰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결과 전·현직 27명과 당 사무처 직원, 보좌진들까지 부당한 기소와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이 핵심"이라며 "당시 우리 당의 모든 의원이 나섰지만, 재판은 일부 의원만 받고 있다. 즉 전체 의원을 대신하여 희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동료 의원을 보는 마음이 편하겠나? 당사자도, 지켜보는 동료들도 모두 아프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위원장의 태도를 보면 이율배반적 면모가 점점 더 자주 보인다. 패스트트랙 변호인단을 격려하지만, 해당 사건의 본질은 외면한다. 당 사무처 직원과 보좌진의 노고를 이해한다면서 억울한 재판에 휘말린 것은 강 건너 불 보듯 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처럼 우리 당 의원 개개인의 아픔이자 당 전체의 아픔을 당내 선거에서 후벼 파서야 되겠나. 당을 위해 지금도 희생하고 있는 사람을 내부 투쟁의 도구로 쓰면 되겠나"라며 "경쟁은 하더라도 부디 선은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앞서 한 후보는 전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행한 당 대표 후보 생방송 토론회에서 나 후보를 향해 "저에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 달라고 부탁하신 적 있지 않나"라고 폭로한 바 있다.
이는 나 후보가 한 후보를 향해 "법무부장관으로서 이재명 대표를 구속 기소하겠다고 했는데, 체포영장이 기각됐다. 기본적인 본인의 책무를 알지 못하고 일을 한 것 아닌가"라며 "외화뇌빈(外華內貧, 겉은 화려하나 속은 텅 비어 있음)이라는 말이 딱 맞다"고 비판하자,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