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어비 더 내야"…대만 총리 "책임 부담 용의"

줘룽타이 대만 행정원장.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을 향해 "방어를 위해 돈을 더 내야 한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만 행정원장(총리 격)이 "더 많은 책임을 부담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17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줘룽타이 행정원장은 이날 언론 간담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대만해협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은 대만과 미국의 공동 책임이자 목표"라며 "최근 몇 년간 대만과 미국의 관계가 매우 굳건했다"고 밝혔다.

줘 행정원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하고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책임을 부담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이고, 미국 국민이 확실한 선택을 할 것으로 믿는다"며 "우리는 미국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축복하며, 미래 양측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줘 행정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이후 실제로 방위비 부담을 요구할 경우 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사전 인터뷰에서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 방위비 문제를 꺼내들었다.

그는 "대만이 방어를 위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보험회사와 다를 바가 없다. 대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이같은 발언에 대해 논평을 거부한채 "미국 대선 기간 외교부는 후보자들의 발언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은 "미중 전략 구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지만 국민당 등 야당은 물론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양융밍 대만 문화대 사회과학대학원 특강교수는 "(트럼프 재집권시) 민진당의 완전한 친미항중 정책은 균형을 잃게 될 뿐 아니라 우리 미래에도 새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장옌팅 전 공군 부사령관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만은 빈부격차가 크기 때문에 미국인들에 공짜로 돈을 주지 말고 중하위 계층 민중과 젊은이들에게 (방위비가)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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