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7일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우선협상 대상자로 최종 선정된 데 대해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원전 산업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원전 사업 규모는 총 24조 원으로, 대통령실은 원전 세일즈 정상외교의 성과이자 '팀 코리아'가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체코 정부 발표에 대해 "'팀코리아'가 돼 함께 뛰어주신 우리 기업인들과 원전 분야 종사자, 정부 관계자, 한마음으로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팀코리아' 정신으로 최종 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성태윤 정책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와 테멜린 지역에 2기씩, 모두 4기의 원전을 새로 짓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우선 두코바니 2기에 대한 우선 협상 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원전 1기당 12조 원으로 총 24조 원 규모다.
이번 수주는 2009년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쾌거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성 실장은 "상업용 원자로를 최초로 건설한 원전의 본산 유럽에 우리 원전을 수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됐다"며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에서 대한민국의 손을 들어준 체코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코 정부는 한수원의 입찰서가 모든 평가 기준에서 우수했다고 밝혔다"며 "총 예상 사업비는 2기 24조 원이고, 계약 금액은 향후 협상을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원전 세일즈 정상외교·사업 경쟁력·범정부 지원"
대통령실은 이번 결과의 바탕으로 원전 세일즈 정상외교와 우리 측의 원전 사업 경쟁력, 범정부적 지원 등을 꼽았다.
성 실장은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22년 6월 스페인에서 개최된 페트로 피알라 체코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유엔(UN·국제연합)총회,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한민국 원전에 대한 세일즈 외교를 펼쳐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주에도 페트로 파벨 체코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피알라 총리께는 친서를 보내 우리 기업의 우수성과 양국이 함께 짓는 원전이란 양국 협력 관계의 비전을 재차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건설단가와 최고 수준의 안정성과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고, 이미 UAE 바라카 원전 사업에서 예산 범위 내에서 가장 적시에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무총리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국토교통부 장관이 체코를 방문하는 등 범부처적 고위급 교류가 이뤄졌고, 원전 파이낸싱, 산업 협력, 규제 협력 등 전방위적 지원을 이뤘다"고 말했다.
두코바니 원전 2기에 이어 테멜린 원전 2기 사업도 진행될 경우, 계약액은 현재보다 더 커진다.
이 관계자는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이 사업 수주를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한수원은 최대 원전 4기 건설을 위한 계약 조건으로 최종 조율하는 협상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계약 체결 가능성은 물론 높다고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탈원전 기간 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원전 생태계가 최근 정부의 지원으로 매출, 투자, 고용 등에서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가 향후 매우 큰 규모의 원전을 수주하면 전체 일감이 그간 상승 회복세보다 더 큰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원전 생태계의 완전한 정상화, 원전 최강국으로의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