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커로의 데뷔는 멤버 전원에게 '다시 온 기회'였다. 소속사 하울링 엔터테인먼트의 고윤영 대표가 한 명 한 명 직접 연락해 멤버들을 모았다. 고현, 권협, 리오, 새별, 세범이 먼저 연습을 시작했고, 당시 건강 문제로 가장 늦게 이준이 합류해 6인조가 됐다. 눈 감았다 뜨면 아이돌이 나오는 포화 시장에서 '재도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믿음과 희망을 갖고 한 팀으로 뭉쳤다.
지난해 12월 프리 데뷔 후 올해 1월 '미션 오브 스쿨'(Mission of School)로 가요계에 정식으로 첫발을 뗀 웨이커가 6개월 만에 돌아왔다.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던 6명은, 다소 무리로 느껴질 만큼 빡빡한 공연 일정을 소화해 냈다. 지금까지 공연한 횟수를 따지면 180회 정도 된다. 그땐 힘들었어도 라이브 자신감은 확실히 붙었다. '올라운더'를 지향하는 웨이커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관객에게 자신들의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트로부터 토크까지 총 9개의 트랙이 담긴 이번 앨범 제목은 '스위트 테이프'(SWEET TAPE)다. 타이틀곡은' 바닐라 초코 셰이크'(Vanilla Choco Shake)다.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해 줄 흥겨운 밴드 기반의 펑키한 댄스 팝이다. 상큼함과 달콤함이 강조된 이지 리스닝 계열 곡이다.
뮤직비디오는 지난 4월 경기 남양주와 인천 영종도에서 찍었다. 밤 날씨와 바닷물이 추웠다고 고현은 기억했다. 대놓고 귀여움을 뽐내는 분위기의 타이틀곡 뮤직비디오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물었다. 권협은 "저는 카메라 자체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좋아하는 사람(앞)이라면 어떻게 할까, 이 사람을 내 사람으로 하려면 어떡해야 할까 하면서 찍었다"라고 답했다.
이준은 '헤메코'(헤어·메이크업·코디)를 언급했다. 그는 "의상과 헤메코를 잘 신경 써 주셔서 너무 예쁘게 나온 것 같다. 솔직히 원래 잘 소화한다고 생각하지만, (뮤직비디오 촬영 때) 거울을 봤는데 'OK'인 거다. 그 상태로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리오는 "몸이 원래 마른 편이다. (미니) 1집 뮤직비디오 찍을 때는 빼빼 마른 상태로 찍어서 안 예뻐 보이더라, 체형이. (미니) 2집 때는 몸을 키워보자 해서 운동을 되게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다. 운동 안 했을 때는 어깨가 이만해가지고 반팔을 입기 싫어했는데, (운동 후) 어깨가 많이 생겨서 자신감이 올라갔다"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타이틀곡 '바닐라 초코 셰이크'는 고윤영 대표가 오래전부터 아껴온 곡이다. 안무 제작을 맡아서 접한 노래였는데 당시 발매되지는 못했다. 그 곡을 기억하던 고 대표가 저작권을 사서 뒤늦게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웨이커 멤버들이 모인 초창기부터 해당 곡을 소개했다는 후문이다.
멤버들은 '바닐라 초코 셰이크'의 어떤 부분이 좋았을까. 세범은 "몽환적이고 서사가 있는 게 지난 앨범이라면, 이번 타이틀곡은 여성분들이 보기에 (저희를) 좀 더 귀여운 이미지로 보이게 하는 게 있다고 본다"라며 "후렴 부분도 중독성 있고 안무도 포인트가 있다"라고 말했다. 고현은 "중독성 강한 훅 부분이 제일 킬링 파트이지 않을까"라고, 권협은 "가사가 알아듣기 쉬워서 좋다"라고 밝혔다.
'귀여움 모드 돌입'이 어렵지는 않았는지 묻자, 2002년생 막내 세범은 "사실 저 빼고 다일 것"이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세범은 "어쨌든 (제가) 좀 더 어린 나이라서… 진짜 소년 이미지가 있는 분들이 하는 거랑 뭔가 만들려고 열심히 노력한 거랑은 다르니까. 형들이 진짜 노력 많이 했다. 표정 연구도 진짜 많이 한 거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1994년생으로 팀의 맏형인 고현이 "범이 빼고 다 노력했다"라고 인정하자, 세범은 "저도 노력했다"라고 거들었다. 이준은 "'아, 귀여움으로는 승부를 못 보겠구나' 싶었다. 귀엽고 통통 튀는 곡인데 다 똑같이 귀여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저만의) 멋을 챙기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타이틀곡은 정해져 있었지만, 수록곡을 추릴 때 멤버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새별은 "저희가 다 들어보고 투표했다"라고 설명했다. 많은 곡이 들어간 것도 멤버들 뜻이다. 권협은 "곡 수에 관한 건 대표님이 저희에게 음악적 존중을 많이 해 주셨다"라고, 고현은 "타이틀은 정해져 있었지만 (다른 곡은) 저희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라고 부연했다.
추천하고 싶은 수록곡은 '돌체'와 '돈트 워리'란다. 세범은 "'돌체'는 알앤비 스타일인데 분위기 있게 부를 수 있겠다 싶은 곡이었다. 수록곡으로 넣기에 알맞다고 봤고, 모두가 찬성했다"라고 전했다. 권협은 "다른 곡은 세션이나 음악적인 소스가 풍부하게 들어가는 게 많은데 '돌체'는 되게 미니멀해서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고 감정 표현이 중요한 노래"라고 말했다.
앨범을 준비하며 가창 부분에서 노력한 점을 묻자, 세범은 "저희는 포지션이 있긴 한데 올라운더로 활약하는 편"이라며 "이번 노래가 다 어렵다. 협이 형은 안 해본 랩이나 신기한 발음도 많이 하고, 현이 형은 득음했다. 우리가 라이브로 '보여줄 수 있다' 이런 자세"라고 답했다.
고현은 "저희 팀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라이브다. 점점 더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미니) 2집 준비하며 음역 폭이 좀 더 올라갔다. 그 길의 라인을 조금 더 정확히, 예쁘게, 제게 잘 맞게 낼 수 있게 됐다. 일본 콘서트 하면서도 느꼈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고척돔, 일본에서는 도쿄돔에서 공연하는 것을 장기 목표로 삼은 웨이커. 마지막으로 웨이커라는 팀의 매력을 자랑해달라고 부탁했다. 고현은 "다른 팀도 열심히 하겠지만 하려는 의지가 강한 악바리다. 20대 안에서 다양한 연령층이 존재하는데, 저랑 막내가 8살 차이가 나다 보니 다양한 팬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 같다"라며 "끝까지 버티면서 한 끈기, 간절함이 보이지 않을까. 경험이 있으니 능글맞기도 하고 거침없는 매력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준은 "확실히 눈에 띄게 성장하는 게 보이는 그룹이라고 소개하고 싶다"라며 "저는 후회 남는 걸 정말 싫어한다. 지금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 힘든 부분이 있다고 해도 그보다 조금 더 힘들다고 해서 죽지는 않으니까, 돌아봤을 때 후회가 남지 않게 활동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