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광은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도덕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시스템의 변화가 있지 않으면 똑같이 흘러가기 때문에 이번을 계기로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축구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어이가 없는 상황"이라며 "축구협회에 계시는 본인도 아실 거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도덕적이지 않고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스스로 나가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했다고 밝혔고, 13일 이사회 승인을 통해 홍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명망 있는 외국인 지도자를 선임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최종 선택은 돌고 돌아 국내 지도자인 홍 감독이었다. 외국인 지도자와 협상에 난항을 겪은 축구협회는 두 차례나 임시 감독을 뽑으며 시간을 벌었음에도 성과를 내지 못해 5개월 동안 헛발질만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K리그1 울산 HD를 이끌던 홍 감독은 줄곧 대표팀 사령탑을 고사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으나, 돌연 지휘봉을 잡아 팬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축구 팬들은 '런명보', '피노키홍', '명청한 행보', '우리가 본 감독 중 최악' 등 홍 감독을 향해 날선 반응을 보였다.
홍 감독이 선임된 데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홍 감독님 되게 좋아한다. 이 판단에 대해서는 정말 많이 아쉽다"며 "과연 수락해야 했나. '저걸 왜 수락하셨지?'라는 마음이 들었다. 너무 안타까웠다. 수락한 이유가 궁금하다"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우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팀 감독의 자리지 않나. 정말 신중하고 팬이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서 감독 선임이 돼야 했는데 그 부분이 너무 아쉽다"라고 한탄했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전 국가대표 박주호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내부 회의 과정을 폭로했다. 홍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이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사실상 외국인 지도자가 아닌 국내 지도자를 내정한 듯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축구협회는 박주호가 '비밀 유지 서약'을 어겼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이영표, 이천수, 박지성, 이동국, 조원희 등도 박주호를 두둔하며 축구협회의 대응을 비판했다.
박주호가 임시 감독을 투표로 선임했다고 폭로한 데 대해서는 "다수결로 했다는데 초등학교에서 반장을 뽑는 것도 아니고, 시스템에 변화가 있지 않으면 또 똑같이 흘러가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영광은 총책임자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걸 정확하게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가 넘어가겠지'라 생각하지 마시고 심각하게 검토하셔서 좋은 판단과 선택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홍 감독은 지난 15일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 출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