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칼을 쥐기 전에는 영화 '범죄도시', '은밀하게 위대하게', '굿바이 싱글' 등에 출연한 배우들의 분장을 담당하는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했다.
하지만 일순간의 낙상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영화계를 떠나야 했다. 휠체어를 탄 채로는 영화 현장에서 배우들의 분장을 맡을 수 없었다.
재활을 하던 도중 우연히 TV를 통해 휠체어 펜싱 경기를 보고 매료됐고, 그렇게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
펜싱을 하며 내재된 승리욕을 발견했다. 그는 "첫 대회 첫 경기에서 일방적으로 공격을 허용하면서 패한 뒤 오기가 생겼다"면서 "두 번째 출전한 대회에서는 3위를 했다. 비장애인으로 생활할 때 경험해 보지 못한 승리의 희열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이어 "장애인이 된 뒤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펜싱을 하면서 많이 회복했다"면서 "언젠가부터 자신감을 갖고 선수 생활에 몰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처음 펜싱을 시작했을 때부터 10년 넘게 함께 해 온 박다영 국가대표 감독은 조은혜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그는 "박다영 감독님은 나보다 10살이 어리지만 많은 가르침을 준다. 함께 좋은 성적을 일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는 더 큰 무대인 2024 파리 패럴림픽을 바라보며 꿈을 키우고 있다. 그는 "사고가 나기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삶"이라며 "국가대표로 패럴림픽에 출전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리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게 하고 싶다. 금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