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은 15일 팬 카페 '재영타임'을 통해 은퇴를 암시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배구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지금은 그렇게 좋아했고 제 인생의 전부였던 배구를 떠나 있다"고 했다.
이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아주 힘들었고, 3년이 넘은 지금 팬들에게 저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학폭 논란에 대한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2014-2015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은 이재영은 그해 신인왕을 거머쥐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 베스트7 아웃사이드 히터 부문 5회, 정규리그 최우수 선수(MVP) 2회, 챔피언결정전 MVP 1회 등을 수상하며 리그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21년 쌍둥이 동생 이다영과 함께 학창 시절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나 국대 무대에 설 자리를 잃었다. 이후 두 자매는 해외 진출을 시도해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와 계약했으나, 이재영은 왼쪽 무릎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선 페퍼저축은행이 이재영 영입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팬들의 뭇매를 맞았다. 반대 여론을 의식한 페퍼저축은행은 영입을 포기했고, 이재영은 현재까지 소속팀 없이 지내고 있다.
이재영은 "해외에서 오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 이후 해외는 생각한 적 없다. 동기부여도 생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복귀를 위해 논란에 대해 합의하길 바라시는 분들도 너무 많이 계셨지만, 내가 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하면서 다시 배구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의 잘못은 사과하고 반성하지만, 허위 사실에 대해서 정정해 주고 바로잡아주지 않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아닌 건 아니라는 제 마음과 소신이 변하지 않았다"고 학폭 논란의 일부를 부인했다.
소속팀 동료였던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과의 갈등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배구는 여전히 소중한 추억이나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온갖 질타를 받는 고통의 시간도 있었다"고 했다.
끝으로 이재영은 "지금까지 배구선수 이재영의 좋은 모습 그리고 멋지게 날아올랐던 저의 모습 잊지 말고 꼭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면서 "기다려 주시는 팬들에게 아쉬운 마무리를 전하게 돼 너무 죄송하다. 제2의 인생도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끄럽지 않은 이재영으로 살아가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