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인기 스포츠의 위상을 구축했다.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의 1980년대 라이벌 구도를 통해 입지를 다진 NBA의 인기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등장을 계기로 수직 상승했다.
전 세계 많은 농구 팬이 NBA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이었다. NBA 현역 선수들이 처음으로 참가한 올림픽 무대다.
압도적인 전력과 기량을 갖춘 '드림팀(the dream team)'은 대회 평균 44점 차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땄다. NBA의 위상은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전과 이후로 나눠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드림팀'은 전 세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더 많은 스포츠 팬들이 농구를 주목하게 만들었다.
메이저리그, 더 나아가 야구도 NBA가 걸었던 길을 따라갈 수 있을까.
LA 다저스의 스타 오타니 쇼헤이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전야제 기자회견에서 올림픽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오타니는 2028년 미국 LA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에 참가할 의지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고 답했다.
오타니는 "국제 대회는 특별하다. 특히 올림픽은 더욱 특별하다. 올림픽은 평소 야구를 안 보는 스포츠 팬이 야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야구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스타 브라이스 하퍼도 최근 비슷한 말을 남겼다. 그는 지난 달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올림픽보다 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무대는 없다. 나는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내가 잘 모르는 스포츠 경기를 보곤 했다. 그게 올림픽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야구는 2028 LA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다. 미국 내 인기, 특히 LA 지역 내 인기를 감안한 결정이다. 그러나 정작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이 참가하지 않는다면 다소 김 빠진 무대가 될 여지도 있다.
빅리거들의 올림픽 참가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올림픽 기간에는 보통 올스타전이 열린다. 올림픽 기간에 맞춰 메이저리그가 휴식기를 보내야 할 수도 있는데 이는 현실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많은 돈을 투자하는 구단주들은 부상과 같은 변수를 경계한다.
그러나 LA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적극적으로 희망하고 있다. 또 오타니를 중심으로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참가 의지를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메이저리그는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흥행으로 한껏 고무된 상태다. 올림픽은 분명 그보다 더 큰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