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총격 용의자 공화당 당원…'경호 허술' 논란도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 사건 용의자가 등록된 공화당원으로 확인됐다고 미국 외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은 성명에서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20세 백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가 13일 발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에 연루된 용의자라고 밝혔다.

FBI 발표 이후 외신들은 크룩스가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 명부에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있다고 전했다. 또 크룩스가 2021년 민주당의 기부 플랫폼인 '액트 블루'(ActBlue)를 통해 진보 성향의 유권자 단체인 '진보 유권자 투표 참여 운동'(Progressive Turnout Project)에 15달러(2만원)를 기부한 사실이 연방 선거 자금 기록에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크룩스는 총격이 발생한 버틀러 유세장에서 차량으로 한시간 가량 떨어진 피츠버그 베설 파크 지역에서 가족과 함께 산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일간지 트리뷴리뷰는 크룩스가 2022년 인근의 베설 파크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그 해 비영리 단체인 '국가 수학 및 과학 운동'(National Math and Science Initiative)로부터 장학금 500달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NYT는 펜실베이니아주 공개 법정 기록에 반영된 크룩스의 범죄 이력은 없었다고 전했다.

크룩스는 전날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장 바깥에 위치한 건물 옥상에서 총격을 발사한 뒤 그 자리에서 사살됐다.


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허술한 보안 및 경호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공화당은 비밀경호국 책임론 등을 내세워 당국을 거칠게 몰아칠 기세여서 자칫 조 바이든 행정부 책임론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직 사건의 전모는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초기 언론 보도에 따르면 브룩스는 당시 유세 장소의 보안 경계선 밖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한 그레그 스미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연설 시작 5분쯤 지났을 때, 소총을 들고 건물 지붕 위로 기어 올라가는 한 남성을 봤다"고 했다. 그는 "100% 보안 실패"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역시 유세장 밖에 있었던 또 다른 목격자 벤 메이저 역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한 건물 옥상에 있던 남성이 다른 쪽으로 건너가는 것을 봤고, 총은 보진 못했지만 의심스럽다고 생각해 경찰에 알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몇 분 후 총격 소리를 들었고 지붕에 경찰이 있는 것을 봤다고 덧붙였다.

비밀경호국은 사건 발생 직후 조사에 착수했으며, 관련 내용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브리핑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호에 '보호 자원과 역량을 추가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경호에 우선 책임이 있는 비밀경호국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비밀경호국 책임자와 경호팀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보수 활동가 잭 포소빅도 X에서 "어떻게 완전 무장한 저격수가 대선 후보와 가까운 지붕까지 기어갈 수 있었나"고 지적했다.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장은 "미국인들은 진실을 알 자격이 있다"며 비밀경호국 국장과 DHS 및 FBI의 관련 인사들을 상임위 청문회에 부르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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