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지력 저하' 논란으로 대선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인지력 검사를 같이 받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조 바이든은 즉시 인지력 검사를 받아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둘이 같이 인지력 검사를 받는 것은 나라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며 "지금부터 나이에 상관없이 대선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은 의무적으로 인지력 검사를 받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은 전날 있었던 바이든 대통령의 말실수를 부각시키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대선후보 첫 TV토론에서 쉰 목소리로 말을 더듬고 간혹 맥락과 닿지 않는 답변을 하면서 '고령리스크'를 재점화 시켰고, 이후 당 안팎으로부터 사퇴 압박에 직면했다.
전날 있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행사에서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으로 소개했다가 곧바로 정정했고,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이름을 '트럼프 부통령'으로 잘못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서는 "나는 얼마전 인지력 검사를 받았는데 완벽한 것으로 나왔다"며 "곧 수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정말 문제가 된다고 생각돼 의사가 권고한다면, 인지력 검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낙마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실수를 꽤 했지만 완전히 재앙은 아니었다"며 "바이든이 민주당 대의원을 통제하는 한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내에서 '교체 후보'로 거론되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그는 "여러모로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낫다고 보지만 바이든이 정말 나갈 때까지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 간의 불화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SNS에 8년간 한팀을 이뤘던 오바마·바이든 전·현직 대통령을 언급하며 "둘은 서로를 싫어한다"며 "오바마는 결코 바이든을 존중하지 않았고, '바보'이자 '경량급'으로 여겼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모금행사를 주도했던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가 언론 기고문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
클루니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연락을 해 기고문의 내용을 미리 설명하고, 의견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바이든 캠프 내부에서도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기회를 틈타 민주당 내 분열을 조장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바마는 바이든이 사퇴하고 해리스가 후보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