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불방망이만 있나? 호랑이는 발도 빠르다' 도루 1위 LG 흔든 폭풍 질주

KIA 김도영이 11일 LG와 원정에서 1회초 기습 번트를 시도한 뒤 1루에서 세이프되고 있다. KIA

프로야구 KIA가 팀 도루 1위에 빛나는 LG를 발로 제압했다.

KIA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LG와 원정에서 4 대 2로 이겼다. 전반기 막판 삼성과 원정 3연전부터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선발 투수 캠 알드레드였다. 7회 2사까지 삼진 9개를 솎아내며 1피안타 2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공격에서는 과감하고 기민한 주루 플레이가 돋보였다. 1회부터 KIA는 선두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다. 소크라테스는 2번 타자 최원준의 투수 앞 땅볼 때 3루로 뛰다 재빨리 귀루해 LG 선발 임찬규의 송구에도 살아남았다.

이후 김도영이 완전히 임찬규를 흔들었다. 3루 쪽 절묘한 기습 번트로 안타와 함께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KIA는 최형우, 나성범의 깊숙한 외야 뜬공 희생타로 손쉽게 2점을 선취했다. 김도영은 다시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김선빈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3점째를 냈다. 전반기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의 시즌 27호 도루였다.

KIA는 8회초에도 발로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 타자 최원준이 LG 좌완 필승조 이상영에게 안타를 뽑아낸 뒤 2, 3루를 차례로 훔쳤고, 나성범의 땅볼 때 득점하며 4 대 0을 만들었다.

이 점수는 컸다. KIA가 9회말 2점을 내주며 4 대 2까지 쫓긴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결승점이나 다름이 없었다.

KIA 최원준이 11일 LG와 원정에서 8회초 2루에 이어 3루 도루까지 성공한 뒤 벤치를 바라보고 있다. KIA

LG는 지난해 염경엽 감독이 강조한 빠른 야구를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팀 도루 166개로 2위 두산(133개)에 넉넉히 앞선 주력을 과시했다. 올해도 LG는 126도루로 두산에 12개 앞선 1위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KIA가 발로 LG를 압도했다. KIA도 2022년 팀 도루 1위(103개)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 81개로 4위를 달리는데 김도영과 최원준(16개), 박찬호(14개) 등이 호랑이 발야구를 이끈다.

경기 후 KIA 이범호 감독은 "타격에서는 많은 찬스를 얻지는 못했지만 1회초 중심 타선의 연속 타점이 나오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도 "이후 추가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힘든 경기가 될 수도 있었는데 8회초 최원준의 발로 추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다시 한번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최원준은 "벤치에서 사인이 나와서 2, 3루 도루를 시도했다"며 공을 돌렸다.

올해 KIA는 팀 타율 1위(2할9푼6리)에 홈런 2위(97개)의 막강 공격력을 앞세워 유일하게 팀 득점 500개(508득점)를 넘었다. 방망이가 풀리지 않을 때 요긴하게 발야구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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