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군단'의 저력이 돋보였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후반기 첫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하고 반등을 향한 첫 걸음을 뗐다.
키움은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5 대 4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키움은 37승 47패를 거둬 9위 한화와 승차를 0.5게임으로 좁혔다.
홍원기 감독은 이날 한화 선발 류현진을 공략하기 위해 라인업에 대폭 변화를 줬다. 홍 감독은 경기 전 "오늘 저희가 어떤 공격력을 보일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저희 플랜대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은 좋지 못했다. 1회초부터 선발 하영민이 한화 타선에 안타 4개를 허용, 4점을 내줬다. 타선도 잠잠했다. 류현진을 상대로 2회까지 1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차근차근 점수를 좁혔다. 그 중심에는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이 있었다. 이날 도슨은 심한 목감기 증세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5타수 3안타 4타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도슨은 3회 1사 만루 기회에서 류현진의 2구째 직구를 때려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어 5회에도 2사 1루 상황, 류현진의 초구를 받아 쳐 돔 천장을 때리는 거대한 타구를 만들어 1타점을 더했다.
압권은 양 팀이 4 대 4로 맞선 연장 11회초였다. 도슨은 1사 1, 2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한화 우완 김서현의 시속 150km짜리 직구를 타격해 우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를 뽑아냈다.
경기 후 도슨은 "(목감기 증상이 심해) 오늘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았다. 그래도 팀과 개인의 결과가 모두 좋아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투수들이 잘 막아줘 쫓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5강 멀지 않았다고 본다"며 "끝까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령탑 역시 도슨의 활약을 조명했다. 홍 감독은 "타선에서 도슨의 활약이 빛났다"면서 "도슨이 쫓아가는 점수뿐 아니라 끝내기 적시타까지 치며 공격을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마운드에서는 마무리 조상우의 호투가 눈부셨다. 조상우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던 9회초 등판해 공 9개로 한화 타선을 정리했다. 10회에도 조상우는 투구 수 10개로 이닝을 삭제했다.
조상우는 이날 2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의 호성적을 남겼다. 경기 후 조상우는 "제구가 일단 괜찮았다. 잘 쓰지 않던 변화구를 보여주다 보니 한화 타자들이 조금 헷갈렸던 것 같다"며 "지금은 그냥 타자에 집중하고 팀 승리에 기여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이닝 이상 공을 던진 건 지난 2020년 8월 12일 한화전이 마지막이다. 조상우는 이에 대해 "2이닝을 던진 게 오랜만이라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한 이닝만 끝내고 내려오면 집중력이 풀릴 때가 있어서 집중력을 유지하려고 생각을 많이 했다"고 돌이켰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가을 야구 진출권인 5위 SSG 랜더스와 승차를 5경기로 유지했다. 키움은 오는 12일부터 창원에서 NC 다이노스와 주말 3연전을 펼치며 포스트 시즌을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